괴물 모습을 한 유령들이 창문 좀 열어달라며 창 밖에 매달려있고, 교실안 아이들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그 유령들을 바라보고...<교실로 돌아온 유령>이라는 책제목도 그렇고 책표지만 보면 영락없이 유령이 등장하는 공포물로 보이는 동화책이네요. 저도 저희 아이도 당연히 유령 이야기일거라 생각하고 책을 집어들었어요. 헌데 왠걸...읽다보니 이건 유령이야기가 아니네요. 바로 우리 아이들...백인백색 아이들의 좌충우돌 이야기입니다. <교실로 돌아온 유령>의 주인공은 네 명의 아이들이에요. ADHD를 앓고 있어 한시도 자리에 앉아 있지 못하고 여기저기 교실을 돌아다니는 동해와 불우한 가정 환경탓에 기도 못펴고 늘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게 교실 한쪽에 앉아있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 승구, 탁월한 어휘력으로 또래보다 훨씬 말을 너무 잘해서 주변 사람들을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지나, 1등 강박증이 있는 두산이까지 이 네 명이 우리 교실 안의 유령 같은 아이들입니다. 실제로 현재 인천 연수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계신 작가 안선모 선생님이 몇 년 전 북유럽 학교를 방문했다가 그 곳에서 당당하고 꾸밈이 없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도대체 이 아이들은 어떻게 자라고있길래 이토록 자유로운 영혼을 가지고 무슨 공부를 하든 즐겁고 당당하게 생활하는 것일까 궁금했다고 해요.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잘못해서 실수하거나 야단을 맞으면 아이들이 기가 죽거나 위축되기 마련인데 그 곳의 아이들에게서는 단 한 명도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어 너무 부럽고 신기했다구요. 안선모 선생님은 북유럽 아이들의 그 당당함과 자신감의 원동력을 바로 교육방식에서 찾았어요. 남과 비교하지 않고 각자의 개성과 능력을 존중하며 가장 나다운 것이 행복한 아이로 키우니 학교 생활도 행복했던 것이지요. 생김새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능력도 다른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고민하던 선생님은 <교실로 돌아온 유령>이라는 책을 통해 교실에 있지만 교실에 없는 유령 같은 아이들을 따뜻하게 품어 주는 이야기를 만드셨다네요. 어딘가 조금은 유령같은 우리 아이들도 우리가 조금만 유령같은 짓(?)을 눈 감아 준다면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