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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어린이 표
황선미 지음, 이형진 그림, 서울초등국어교과교육연구회 / 이마주 / 201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황선미 작가가님의 <나쁜 어린이 표>가 이마주에서 새롭게 리뉴얼 되었다. <나쁜 어린이 표 >는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낸 엄마들에겐 너무나 익숙한 책제목일 것이다. 언제나 초등필독서 목록에 항상 올라가 있고 학교 독서골든벨 행사의 단골 지정도서 자주 이름을 올리는 책이니 말이다. <나쁜 어린이 표>는 1999년 처음 나와 국내 창작 동화 최초로 100쇄를 출간하며 100만 부를 돌파한 스테디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국민동화책'인 셈이다.
선생님들이 착한 일을 할 때마다 아이들에게 칭찬스티커를 주어 독려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흔히 본다. 그것을 다 모아 선물을 받거나 상을 받으면 아이들은 세상이라도 다 얻은 양 그렇게 좋아한다. 그런데 이 책 건우네 반 담임선생님은 잘한 아이들에게만 착한 어린이표를 주는 것이 아니라 잘못한 아이들에게도 나쁜 어린이표를 붙여준다. 정말 정말 잘하고 싶은데 주인공 건우는 머피의 법칙처럼 선생님께 안좋은 모습을 자꾸 들켜서 나쁜 어린이표를 받게 되어 속상하기만 하다.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법한 그 억울함...
선생님으로부터 <나쁜 어린이 표>를 계속해서 받은 건우는 억울한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일기장에 늘어놓는다.
나쁜 선생님 표 하나!
고자질한 애한테도 나쁜 어린이 표를 줘야지요.
나쁜 선생님 표 둘!
싸움은 지연이가 먼저 시작했어요.
나쁜 선생님 표 셋!
저도 발표 좀 시켜주세요.
나쁜 선생님 표 넷!
창기는 떠든 게 아니라 수학 문제를 물었을 뿐이에요."
나쁜 선생님 표 다섯!
선생님은 친절하지 않아....
(본문 27쪽~29쪽)
정말 억울하고 속상한 건우의 마음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책 초반엔 이런 담임선생님의 태도가 참 답답했다. "왜 그랬니?" 한 마디 물어봐주시는 게 그리 힘드신 건가...건우처럼 원망의 마음도 들었다.
상처받은 영혼? 건우는 급기야 선생님의 노란색 스티커 뭉치들을 찢어 변기통에 버리게 되고 나쁜 선생님표를 매겨놓은 자신의 수첩까지 선생님께 들키고 만다. 모든 것이 끝이구나 생각했을때 선생님은 울고 있는 건우를 타일러 주셨고 건우는 선생님이 얼마나 자신을 아끼는지 느끼게 된다.
황선미 작가는 작가의 말 중 억울하고 외로운 아이의 마음까지 읽어낼 수 있는 어른을 기대하며 이 책을 썼다고 했다. <나쁜 어린이 표>를 읽는 내내 소심하고 위축되있던 못났던 내 유년이 떠올랐고 선생님의 그 자연스러운? 위로가 참 감사했다.
주말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내 막내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주며 주책맞게 건우의 마음에 이입되어 몇번 울컥~ 했다.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황선미 작가, 거기에 내가 좋아하는 이형진님의 그림이 더해져 더욱 재미있어진 <나쁜 어린이 표>로 엄마와 아이 모두가 힐링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