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의 사춘기 아들아이를 키우고 있어 더 많이 관심이 갔던 소설 <우리 둘> 사춘기 아이들의 사랑이야기가 담긴 연애소설이라고해서 학창시절 읽었던 황순원님의 소나기를 떠올려보기도 했다. 중학교 진학을 앞둔 6학년 준이치와 가스미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초등학교 6학년이면 열세살...셰익스파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줄리엣이 사랑에 빠졌던 나이가 열네살이었으니 가슴에 모락모락 사랑의 감정이 피어나기에 충분한 나이다. 같은 반이었지만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은 적 없는 준이치와 가스미가 우연한 계기로 토요일마다 도서관에서 함께 좋아하는 미스터리 작가의 책을 읽게 되면서 ‘특별한 사이’가 된다. 같은 작가의 팬이라는 것을 계기로 조금 가까워진 두 사람은 준이치의 아빠에게서 ‘작가가 필명을 사용하며, 이 필명이 작가의 작품에 숨어 있다’는 고급 정보를 입수하고, 복면 작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매주 토요일 오전에 도서관에서 함께 작가의 책을 읽게 된다. 준이치와 가스미가 도서관에서 함께 책을 읽으며 마음속에 감추고 있던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나누는 모습은 어른인 내가 읽어도 설레는 부분이었다. 두 사람이 서로의 공통분모로 공감대를 만들어 가며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것에 용기를 얻어 나가는 모습은 내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처럼 마음 뭉클했다. 두 아이가 서로의 고민과 상처를 자연스럽게 나누는 과정을 통해, 어른이 되기까지의 쉽지 않은 성장 과정 속에서 어린이들이 의지할 것은 결국 ‘관계’라는 것을 섬세하고도 아름답게 그려 낸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