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주변 환경때문에 나 자신이 원하는 것과 상관없이 주변에 의해 이끌려 다니는, 책임감때문에 나보단 타인을 위해 행동하는 아이의 마음을 묘사한 책이다. 슬기는 누가 보아도 의젓하기 그지없는 한 집안의 맏딸이자 모범생이다. 집에서는 엄마 대신 동생들을 돌보며 누나의 역할을 하고, 학교에서는 급한 일이 생긴 선생님 대신 '작은 선생님' 역할을 하는 모범생,어른스러운 슬기를 보며 어린이집 선생님은 “세상에 너 같은 누나는 없을 거야. 초등학생이 너처럼 하는 아이가 어디 있니? 다른 엄마들보다 낫다.”라며 칭찬한다. 하지만 이런 주변의 시선과 기대때문에 슬기는 알게모르게 마음의 부담이 크다. 이런 슬기 마음속에는 언제부터인가 또 다른 정슬기가 살기 시작한다. 그 아이 정슬기는 슬기가 끙끙거리며 참을 때마다 화를 낸다. “너랑 진짜 못 살겠어.”라며 겁주기도 하고 “이 끙끙아, 정말 답답해 죽겠단 말이야.”라고 소리치며 가슴을 때리기도 한다. 이는 마음 속 깊은 곳에 숨어 있던 슬기의 본심이다. 어쩌면 진짜 정슬기, 자기자신을 잃어버린 슬기는 더 이상 행복하지가 않다. '나는 누구지?'는 슬기의 진짜 정슬기 찾기를 통해 진정한 나로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할 줄 아는 아이가 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존감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책을 보며 나 저신 역시 부모로서 늘 아아에게 책임감을 강조하고 배려&양보라는 이름으로 착한아이로 살기를 강요한 것이 아닌가 잠시 반성해봤다. 자기 자신의 삶의 주체가 되어‘진짜 나’로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