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 지대 - 바그다드에 내린 하얀 기적
캐롤린 마스던 지음, 김옥진 옮김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곳은 이라크 바그다드의 무타나비 거리다. 이 거리는 바그다드 구시가 중심가에 길게 뻗어 있는 유명한 책방 골목으로 수백 개의 서점이 줄지어 서 있고, 서점들 사이사이 카페와 갤러리가 들어서 사람들은 이 곳에서 차를 마시며 토론의 장을 펼치는 그야말로 천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오래된 지성의 거리이다. 이렇듯 아랍 세계의 많은 지성인들과 예술가들이 찾아오는 이 곳에 비극이 벌어진다. 미국은 쿠웨이트를 침공한 후세인에 대항하여 1991년에 1차 걸프전을 일으켰고, 이어 2003년에 또 한 번 전쟁을 일으켜 1979년부터 이라크를 통치했던 후세인의 독재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러나 전쟁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라크 사람들에 의해 후세인이 처형된 후, 후세인의 통치 아래에서 억압받았던 시아파와 졸지에 공격의 대상이 된 수니파 사이의 종파 갈등이 시작된 것이다.



수니파와 시아파 두 종파는 이슬람교 창시자 무하마드 사후 이슬람 공동체의 수장인 칼리프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형성됐다. 수니파와 시아파 갈등의 유래는 1400여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632년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가 사망한 뒤 후계자 칼리프를 누구로 볼 것이냐 하는 문제로 두 종파가 갈라졌다.

수니파는 코란의 절차에 따라 무슬림공동체(움마) 합의에 의한 4명의 칼리프를 모두 정통 후계자라고 주장한 반면 시아파는 무함마드의 사촌이자 사위인 알리 이븐 아비 탈리브만을 후계자로 인정했다. 혈통을 통해 움마의 지도력이 유지될 수 있다는 근거에서였다. 갈등을 겪던 수니파와 시아파는 680년 칼리프직을 놓고 정면충돌한 카르발라 전투를 계기로 완전히 갈라섰다. (한경 경제용어사전 참조)

하지만 무타나비 거리에서는 누가 시아파고 누가 수니파인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 장사를 하고 결혼을 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2007년 3월 5일 끔찍한 폭탄테러로 이후 다정하게 지내던 사람들이 수니파와 시아파로 나뉘어 서로를 죽이지 못해 안달하며 싸우고 있다. 이런 분쟁은 시아파인 누리와 절반은 수니파인 탈리브 두 소년들의 집 앞에서도 벌어진다.



누리와 탈리브는 사촌지간이다. 평화롭던 이들에게도 문제가 발생한다. 누리의 외삼촌이 수니파의 자살 폭탄 테러 때문에 목숨을 잃은 것이다. 이건 탈리브의 잘못이 아니었으나, 이 사건으로 누리와 탈리브와 갈등이 시작된다. 결국 탈리브네 가족은 집을 버리고 무타나비 거리로 떠나게 되고 탈리브는 자신이 집을 잃은 것이 누리 때문인 것만 같아 복수를 계획한다. 하지만 기적처럼 2008년 초, 바그다드 무타니비 거리에눈이 내린다. 하얀 눈이 먼지투성이의 거리를 뒤덮자 도시의 총성은 사라지고 잠시나마 이곳에도 평화가 찾아온다.
이 소설에서는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전쟁의 상흔을 보여준다. 무너져버린 건물과 폐허가 된 도시보다 더 큰 상처는 무고한 시민들의 이유없는 죽음과 서로에 대한 증오와 불신으로 가득한 마음이 아닐까...허울뿐인 명분만 남은 전쟁이 어서 끝나고 중동 지역에도 어서 빨리 평화가 찾아오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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