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처럼 아름다운 수학 이야기 - 최신 개정증보판
김정희 지음 / 혜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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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수학'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 한켠이 쿵~떨어지는 느낌이다. 수학은 내게 오를 수 없는 너무나 높은 산이었고 건널 수 없는 너무나 깊은 강이었기에 학창시절을 다 보낸지 20여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어렵고 불편하다.

지금 와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수포자가 된 가장 큰 이유는 언제부턴가 생긴 수학에 대한 공포심때문이었던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숫자와 수학기호들만 보면 머릿속이 하얘지고 온 정신이 아득해지는 그 수학공포증때문에 오랜시간 나 스스로를 수포자라 자책하며 살았던 것 같다.

그러다가 수학에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내가 자식을 낳아 부모가 되고 부터다. 아이를 키우면서 내 아이만은 나처럼 수학을 힘들어하는 아이로 키울 수 없다는 생각에 가장 정성을 들였던 부분이 바로 수학이었다. 수학과 관련된 책들도 읽기 시작했고 엄마표로 지도해보고자 나름대로의 교수법도 연구하게 되고 더 쉬운 설명을 위해 교구들도 직접 만들어 보았다. 그러면서 내가 어릴적 이해하지 못하고 지나갔던 부분들이 이해가 됐고 그것은 단순히 수학을 이해했다는 차원을 넘어 어릴적 수학때문에 겪었던 상처와 트라우마까지 치료가 되는 느낌이었다.

'수포자였던 어느 소설가가 들려주는 소설보다 재미있는 수학의 세계' 라는 부제를 달고 나에게 찾아온 <소설처럼 아름다운 수학 이야기>는 이런 나의 어릴적 수학때문에 얻었던 상처를 치유해주고 수학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책소개 글처럼 수학에 대해 겁먹거나 나쁜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혹은 뭔가를 시작하려면 힘과 시간이 많이 드는 사람들에게‘ 수학이란 우리가 겁먹었던 것처럼 쎈 놈도 아니고 현실적으로 잘 활용하면 활용가치가 아주 높은 재미있는 친구’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심어주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책이었던 것이다.

소설처럼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역사 속 수학이야기와 미처 알지 못했던 수학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특별한 수식이나 수학용어 없이도 충분히 설명이 되고 이해가 되었다. 18에 6이 몇번 들어있냐? 윽박지르며 묻는 선생님 말고 바둑알 18개를 놓고 6개씩 3번 덜어주며 설명해주는 선생님을 만났었더라면, 수학을 배웠던 12년간 단 한번이라도 이 책에 나오는 이런 재미난 수학이야기를 해주시는 선생님을 만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 책을 읽으며 수학시간, 밝은 얼굴과 빛나는 눈빛으로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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