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지음 / 창비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 작은 방, 우리 둘, 즐거운 더러움

 

상대에 대한 개인적인 탐색 없이 1차원적으로 영혼을 상처 내고 싶을 때, 가장 쉬운 말이 바로 ‘더럽다’이다. 동성애, 여성의 자유로운 성생활, 남녀의 우정, 시답잖은 여름밤과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낄 틈 없이 빽빽한 행복들은 종종 더러워, 한마디로 평가 당한다.

 그런 말에 눈물짓고 숨어들기는커녕 실컷 떠들어보란 듯 즐거웁던 밤들이 <재희> 안에 있다.

 

- 누구의 것도 아닌 '재희'

혼자였던 어제를 베고 잠들게 하고⠀

우리의 오늘에게 사랑을 가르치며 ⠀

각자의 내일이 미워질 만큼 숱하고 커다란 이름 ⠀

그 많던 의미들, 젊은 얼굴과 애늙던 문장들

누구든 떠들어대도 괜찮지만, 그 누구가 재희라는 것이 도저히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 다른 모든 사람이 나에 대해 얘기해도 재희만은 입을 다물었어야 했다. ⠀

재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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