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스페셜 에디션 한정판)
하야마 아마리 지음, 장은주 옮김 / 예담 / 2012년 7월

죽기 살기로 덤비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음을 몸소 실천했다는 작가의 글이 익숙해져오는 것은 아마도 영화나 다른 책들을 통해서 충분히 들어봤음직한 일이어서가 아닌가 생각든다. 신선함은 없을수도 있지만 그래도 자신의 실화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책을 한두장 넘겨보게 되었다. 그리고 읽으면 읽을수록 현재의 내가 어떤 모습인지 돌아보게 되었다. 나을게 없는 변변치 못한 생활로 지내온지 어느덧 스물 아홉 해, 생일케이크를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에 절망하고 있던 그녀가 TV를 통해 보게 된 라스베가스에 대한 동경으로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아끼지 않는데 바로 이런 자신을 보면서 무엇인가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마치 불교사상과 같은 자각, 선각의 깨달음. 그렇다면 나는 정녕 게을러서 이런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있는것일까. 30대의 내가 죽기 살기로 덤벼가는 수고를 하지 못하고 있음은 결국 현실에 편리하게 순응해버린것은 아닌지. 미로와도 같은 하수도 공간에서 스스로 탈출구를 만들어 나간 작가의 모습과 지금의 나를 비교해보면서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었다. 왜? 하면 되는데 이건 이래서 하기 싫고 저건 저래서 하면 안된다고 스스로 틀을 만들어가며 그 좁은 공간내에서만 갇히려고 하는걸까? 그것이 편해서? 따지고 보면 결코 편한 것도 아닌 삶에서 더이상 '발전'이나 '수고'라는 단어를 잊으려고만 하는 내게 이 책이 알려주는 바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