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우리를 만나다 사계절 1318 문고 132
이경주 지음 / 사계절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만난 중학교 학생들에게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갈 수 있다면 바꾸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몇몇은 초등학교로 돌아가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싶다고 했다, 또 친구와 싸우지 않겠다고 했다. 대부분은 바꾸고 싶은 것이 없다고 했다. 지금의 자신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과거를 바꾸면 현재의 자신이 사라질까 걱정했다.


나도 지금은 바꾸고 싶은 것이 없다. 하지만 중․고등학교 때에 나는 바꾸고 싶은 것이 많았다. 스스로 촌스럽다고 생각해서 이름도 바꾸고 싶었고, 이쁘장한 언니와는 다른 외모도 바꾸고 싶었고, 형제 사이에서 부모님의 관심 덜 받는 둘째인 것 또한 바꾸고 싶었다.


청소년 소설 ‘우리를 만나다(이경주)’에는 기억을 간직하고 싶은 자들의 도서관, 로비오가 나온다. 이 도서관에 머무르면서 선택을 할 수 있다. 책장을 열어 자신의 삶의 진실을 마주하고 다시 살아갈지, 아니면 책장을 열지 않은 채 이 도서관에 계속 머무를지.


주인공 동호와 제로는 각각 자신이 절친 이수와 밴쿠버에게 자신들이 저지른 행동의 결과와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앞으로는 후회 없이 살고 싶다는 다짐을 한다. 


그 시간을 통해 제로는 밴쿠버가 그림을 잘 그리지만 과시하지 않고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겸손함이 좋았고, 동호는 이수 덕에 우정은 시간의 양이 아니라 어떤 시간을 함께 보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과연 이들은 새롭게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새로운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을까?



이수를 통해 우정은 시간의 양이 아니라,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가 중됴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닷다의 목격 사계절 1318 문고 131
최상희 지음 / 사계절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고의 도서관- 최상희 작가의 소설집 <닷다의 목격> 속 튤리파의 도서관을 읽고

 

 

내가 가 봤던 최고의 도서관은 바로 우리 동네 주민센터 2층에 자리 잡은 작은도서관, 지금은 공사 중이라 문을 닫았지만, 나는 그 안에서 느낄 수 있는 고적함과 아늑함, 너무 과하지 않은 책 권수가 참 좋았었다. 만약 내가 그 도서관의 자원봉사자로 근무한다면 행복하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자원봉사자가 되면 그곳에 있는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가 선물로 주어질 것 같았다.

 

 

 

최상희 작가의 소설집 닷다의 목격책 속의 도서관, 튤리파의 도서관은 우리를 우주의 심연으로 데리고 간다. 지구에서 12년 걸려서 갈 수 있는 곳. 그곳은 작은 우주정거장 휴게소로 사람들이 두고 간 온갖 책들이 있는 곳. 주인공 는 지구에서 떠나온 이주민으로 적응하지 못해 지구로 돌아간 아빠, 돌아가신 엄마, 이렇게 진짜 가족과는 함께 살고 있지 않다. 가족 이상으로 정을 나누는 로라라는 고양이와 더불어 잠깐의 휴식을 찾아온 우주선 사람들을 위해 간단한 음식과 음료를 팔고 있었다. 그곳에 휴게소에 머물다 간 사람들이 두고 간 추억같은 책이 도서관처럼 있는 곳이다.

 

 

 

그러다가 는 헤카테라는 행성으로 가기 위해 잠깐 머물렀던 지우네 가족과 만난다. 책을 좋아하는 지우에게는 더 호감을 갖고, 음식도 주고, 지우 엄마에게는 커피까지 대접하며 친절하게 대하는데, 지우 가족이 떠나고 나서 사라진 로라. 지우네 가족의 우주선으로 교신해서 로라의 행방을 물어보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좌절한 는 주문한 냉동 캡슐 속으로 들어가서 거의 30년을 잠들게 된다. ‘를 깨운 헤카테의 조종사 지우, 그녀는 그때 봤던 아이가 아니라 이제는 보다 2살 더 많은 언니로 잘 성장해 있었다.

 

 

 

잠시 생각해 보았다. 지구를 떠나서 어떤 행성으로 갈 기회가 있다면 의 가족처럼 도전할 수 있을까. 파란 하늘, 각 계절의 냄새, 익숙하고 편안한 내 주변의 사람들과 환경을 두고 떠날 수 있을까. 또 온갖 고민과 힘든 상황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냉동 캡슐로 들어갈 수 있다면 아무런 고민 없이 그 기회를 얻을까.

 

 

 

소설 속 튤리파의 도서관, 튤리파에서 헤카테까지 냉동 캡슐에 잠들기 전까지는 12년이 걸렸지만 이제는 웜홀 항로가 개발되어서 2일이면 갈 수 있다. 지우는 와 함께 먹었던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예쁜 고양이, 책과 더불어 아주 대단한 곳으로, 그때의 추억을 매우 아름답게 기억하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튤리파의 도서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182쪽 소중한 것이나 소중했던 것, 그리고 소중했는데 잃었거나 빼앗겼던 것을 모두 잊을 수만 있다면 삶은 완벽해질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 신들의 전쟁과 인간들의 운명을 노래하다 주니어 클래식 16
장영란 지음 / 사계절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때 나는 고전작품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적이 있었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의 제일 오래된 서사시 일리어스와 그밖에도 오딧세이아’, 다른 그리스 비극을 담은 책 등 고전책을 무조건 구입했다. 이 책들은 하나같이 모두 두꺼웠다. 베개로 쓰면 정말 좋을 높이였다. 책을 읽으면서 너무 복잡한 이름에 읽기 시작하자마자 질렸다. 게다가 다양한 신이 나와서 사람을 돕는, 전쟁을 돕는 비현실적인 이야기에 그냥 책을 덮고 말았다. 소위 이 책들은 어느새 내 벽돌책이 되고 말았다.

 

요번 장영란 선생님의 책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사계절)에는 풍부한 해설이 나와서 여러 번의 일리어스강의를 들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번 일리아스를 새롭게 읽으면서는 다른 것보다도 부모님의 자식 사랑 이야기, 인간의 운명 이야기가 내 맘에 깊게 다가왔다.

작품의 끝 트로이의 프리아모스 왕이 그리스의 아킬레우스에게 죽임을 당한 아들 헥토르의 시신을 찾아 나선다. 그것도 부하 없이 자기 혼자서 적진으로 간다. 아킬레우스가 시신을 돌려준다는 보장은 일도 없는데 말이다. 아킬레우스는 자신의 친구를 죽게 만든 트로이의 장군 헥토르의 시신을 12일 동안이나 끌고 다닌 상황이었다.

 

아킬레우스의 아버지 펠레우스와 비교해서 자신의 불쌍함에 대해 아킬레우스를 설득하는 프리아모스. 50명의 자식 중 트로이 전쟁과 다른 불운으로 이제 남겨진 자식이 한 명도 없는 프리아모스. 프리아모스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킬레우스 또한 자신의 아버지 펠레우스의 이야기를 꺼낸다. 태어날 때부터 신의 사랑과 선물을 받으며 여신과 결혼했으나 겨우 자식 1명 즉 자신 아킬레우스를 낳았고, 그 자식마저 단명할 운명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아킬레우스는 마음을 움직여 시신을 돌려주기로 한다.

 

이 둘의 이야기를 비교해서 보며 다시 한번 인간의 운명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과연 전쟁에서 이긴 아킬레우스와 아킬레우스에게 죽임을 당한 헥토르 둘 중 누구의 운명이 더 축복받았다고 할 수 있을까. 서로의 운명에 대해 깊이 공감한 프리아모스와 아킬레우스는 막사에서 밥도 함께 먹는다. 아킬레우스는 자식 잃은 아버지가 식사 못한 상황을 헤아렸고, 자식을 잃은 슬픔에 12일 넘게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잔 프리아모스는 그 와중에 잠도 청한다. 드라마틱하게 헤르메스는 인간으로 변신하여 프리아모스가 적진으로 들어와서 자신의 고향 트로이로 돌아갈 때까지 가끔 나타나서 돕고, 드디어 프리아모스는 안전한 귀향을 하게 된다. 그 이후의 내용은 아킬레우스가 약속한 대로 잠시 휴전을 하고 헥토르의 장례를 치르게 된다는 내용이다.

 

요번 기회를 통해 벽돌책 깨기에 도전했다는 것이 내겐 의미 있었다. 장영란 선생님의 책을 읽으며 먼지 뽀얗게 쌓여 있던 일리어스를 오랜만에 꺼내 읽었다. 우리 인생에 대한 의미가 그때그때의 상황과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것처럼 일리어스를 읽는 내 해석도 내 생활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리스와 트로이의 장군과 병사를 도왔던 신들처럼, 어쩌면 신이 정해져 버린 운명이 아니라 내 노력에 감동한 신이, 우주가 내 삶에 여러 가지 도움을 줄 것이라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상 생활자의 요가 - 생각 많은 소설가의 생각 정리법
최정화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 년 전 나도 요가에 푹 빠진 적이 있었다. 딱딱하고 뻣뻣한 내 몸을, 처음 요가를 배우며 알게 되었다. 요가 선생님은 다른 사람의 열 배 이상으로 구부러지지 않는 내 몸에 대해 어떤 탓도 하지 않았다. 그냥 할 수 있을 만큼 해 보라고 했다. 요가 수련을 한 지 5년만에 남들은 한 달도 되지 않아 그냥 할 수 있는 동작을 겨우 했다. 그때 요가 선생님이 내 귀에 “그냥 하니까 되죠.” 라고 속삭였다.


그리고 또 몇 년을 요가를 잊은 채 살았다. 그러다가 최정화 소설가의 ‘책상 생활자의 요가’를 읽게 되었고, 다시 요가를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요가는 명상을 더 잘 하기 위함이며 사람들이 명상하기를 어려워하는 이유가 성취감과 즐거움을 얻기가 힘들어서임(23쪽)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명상을 하며 작가처럼 나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고 싶다.


요가 수련을 하며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것은 호흡이다. 그냥 동작을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들숨과 날숨을 통해서 나를 바라봐야 한다. 물론 5년 간의 요가 수련에서도 나는 그저 동작을 완성하기 위해서 숨을 잘 고르기 보다는 동작 완성에만 시간을 다했던 것 같다. 


힘을 빼면 더 잘 되는 자세(61쪽)가 있는 것처럼 작가의 말대로 힘을 빼며 살아가는 법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 본다. 할 수 있는 데까지 다하지 않고 적당히 멈추기(63쪽) 작가처럼 나도 다시 그런 여유로 삶을 살아가고 싶다. 


요가, 명상이 몸과 수련으로만 되는 줄 알았는데 최정화 작가의 책으로 아주 가볍게 요가 동작을 하고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당분간 코로나로 예전에 내가 다녔던 문화센터에 요가를 수련하러 나가는 일은 할 수 없지만, 책상 생활자의 요가를 읽으며, 짬을 내서 대리(?) 요가 수련이라도 해야겠다.


45쪽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은 그 일을 더 잘 할 수 있게 해 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 사랑 - 제1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126
조우리 지음 / 사계절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만에 제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제 고등학교 때에도 나이 많은 언니 둘이 저희 반에 있었더라구요. 하지만 고3이라는 이유로, 공부에 전념하다는 이유로 모든 기억은 삭제되고,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은 채로 살고 있었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