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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중국을 공부하는가 - 중국 전문가 김만기 박사의 가슴 뛰는 중국 이야기
김만기 지음 / 다산북스 / 2016년 1월
평점 :
고등학교를 외고를 나왔다.
서울에 있는 한 자그마한 외고.
처음에 중학교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급작스럽게 외고 시험을 보게 되었을 때 지원학과를 쓰는 칸에서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1순위는 영어과였다.
할 줄 아는 것이 그것밖에 없는걸;;
그리고 2순위까지는 조금은 성심성의껏 쓰고 싶은데 대체가 다 똑같은 거지.
중국어, 불어, 독어,,
무협지와 삼국지를 좋아하긴 했지만 그 외에 중국에 대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전무했고
그나마 있는 것들도 사실은 매우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았다.
이를테면, 지저분해, 너무 기가쎄, 시끄러워 등등.
불어를 2순위로 넣고 싶었지만 곧 중국이 세계를 이끌어 갈 것이라는 아빠의 조언을 받아들여 중국어를 제2순위로 넣었다.
(제발 1순위가 되길 바라며...)
그리고 난 몇 개월 후부터 졸업때까지 싫으나 좋으나 중국어를 공부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그것이 나와 중국과의 처음 인연이었다.
#1.
중국이 좋아서 중국어과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어찌보면 미끌어져서 들어갔으니
나에게 중국어에의 열정같은 것은 별로 없었다.
그래도 삼년동안 좋으나 싫으나 들어야 했기에 수능 중국어와 HSK정도나 하는 정도였다.
반면 저자는 중국어를 하나도 모르고 중국땅에 떨어졌는데도 몇 개월 만에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였으니,
얼마나 열심히 중국어도 배웠는지 알만하다.
이 분이 중국어를 배운 방법도 나오는데 무작정 거리에 나가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것이었다.
그때는 중국과 수교를 맺은 바로 직후였고 중국에 외국인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겠지만
지금 그렇게 하려면 뺨을 맞을지도 모르겠다 ㅎㅎㅎ
이 나라와 사람과 문화에 대한 관심이 또한 큰 몫을 또한 한 것 같다.
생각해보니 고등학교 때도 중국에 관심이 있는 친구가 정말 중국어를 빨리 습득하고 잘 썼다.
반면에 나는;;;뎨동;;
이후에 비즈니스에 대한 직접적인 조언을 하면서 저자는 간단하게나마 중국어를 배우는 것을 적극 권장한다.
비록 통역을 쓸지라도 중국인들의 능구렁이같은 화법을 잘 이해하고 거기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전문적이진 않더라도 뉘앙스 정도는 파악할 수 있을 정도의 중국어를 익혀야 한다는 것.
내 중국어의 발목을 잡았던 성조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한국에서 중국어를 익히면 성조에 대한 중요도가 엄청나다.
항상 시험기간에 외우면서도 궁금했다. 중국인들은 과연 이 성조들을 정확하게 알고 있을까?
저자가 그 답을 말해 준다.
NO.
중국 사람들은 성조를 외운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터득한 것이기에 사람과 문화에 따라 성조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한국에서 배운 완벽한 성조로 발음하는 것보다 자연스러운 (=정확하지 않은) 성조로 하는 중국어를 훨씬 더 잘 알아듣는다는 것!!
이것으로 다시 중국어를 공부할 힘이 조금 생겼다.
너무 성조에 목메지 말 것!
#2.
중국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저자는 영국으로 향한다.
런던대학의 한 칼리지인 SOAS에 입학해 중국에 대해 배우는데 나는 이 부분이 참 흥미 있었다.
SOAS는 매우 많이 들어본 칼리지이다.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학교인데 분야가 분야인만큼
런던대학 중에서는 유학생이 제일 많다고 하기도 한다.
이 칼리지가 생기게 된 이유가 대영제국 시절 식민지를 지배하던 기관을 학문적인 기반으로 발전시킨 것이라고 한다.
일리가 있다.. 지배했을 당시 얼마나 많은 데이터가 쌓였으며 얼마나 연구를 많이 했을까.
홍콩만해도 불과 몇년전 중국에 반환되지 않았던가.
그런 경험을 그냥 어영부영 흘려버리지 않고 체계적인 데이터를 만들고 학문적인 필드로 발전시켰다는 것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서 구할 수 있는 중국과 아시아에 관한 자료는 그 양이 어마무시하게 방대하며
지금도 새로운 자료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다고 한다.
그런 중국을 향한 관심때문일까, AIIB을 발족했을 때 서방국가에선 영국에 가장 먼저 회원국이 되었다.
이런 모든 관계학을 영국과 중국 두 곳에서 직접 배운 저자가 참 부럽다.
학위를 위한 공부가 아닌 자신이 진짜 알아야 할 것을 위한 공부!
#3.
영국 생활까지의 장이 끝나면 그 뒤로는 중국과 비즈니스를 하기 위한 깨알 팁들이 주어진다.
중국의 꽌시라는 개념에 대한 정리부터 해야할 일들과 피해야할 일들.
아, 중국에서 창업을 한다는 것은 참 힘들 것 같다.
그곳은 이 세상의 다른 곳에서 통용되는 개념이 별로 통용되지 않는 완전히 다른 세계같다.
완전체의 느낌이랄까...
중국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를 듣다보면 조금 식겁할 일들이 많다.
하지만 그래도 정말 친구가 되면 짐심으로 마음을 주는 중국인들에 관한 이야기를 보면 비즈니스는 아니더라도
중국에서 사는 것은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중국에 가보고 싶다.
몇 년전 엄마랑 둘이 여행간 적은 있었는데, 패키지 여행이라서 진짜 중국을 본 느낌이 들지 않거든.
누군가의 중국이 아니라 내가 직접 부딪히고 만나는 중국은 어떤 얼굴일까?
#4.
어쩌다 우연히 책의 이음새 부분을 봤는데,,
왜.나는.중국을.공부.하는.가.
'하는'과 '가'가 굳이 떨어지지 않아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디자이너의 심오한 뜻이 있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