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미너리스 1
엘리너 캐턴 지음, 김지원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렇게 두꺼운 소설책은 대체 언제 읽어봤는지 기억이 안난다.
매스컴도 많이 타고 이웃님들 블로그에서 많이 보여서 꽤나 궁금했던 소설이었는데 이렇게 만나볼 수 있게 돼서 넘나 좋은 것.

이력이 화려한 소설이다.
역대 맨부커 상 수상작중 최장편이며 작가에게는 최연소 수상작가라는 영광을 안겨준 소설.
저번에 읽은 '너무나 많은 시작들'도 맨부커 상에 계속 노미네이트 되었다고 하는데 최종 수상작으로 선발되진 않았다.
맨부커가 무슨 상인지 궁금해서 살짝 검색해보니 영국과 영연방들의 리그네? 
영국의 과거 식민지였던 국가들이 지금은 영연방이라는 타이틀로 참 잘뭉치는 것 같다;
프랑스나 다른 나라들은 그런 전통이 없는데 말야. 
우리나라나 중국만 해도 과거 일제시대의 아픔이 지금까지도 청산이 안되어 국가간의 마찰이 생기는데 여기서 일연방으로 뭉치라고 하면
정말 테러날지도;;;

#1.
이야기는 월터 무디라는 한 사람이 금을 찾아 호키티카에 도착하며 크라운 호텔의 12명의 사람이 모인 이상한 모임 가운데 우연히 합석하게 되면서 시작한다.  
이들은 모두 요상하게 사라진 금과 실종된 스테인스 아편에 취해 쓰러져 있던 안나라는 창녀 그리고 자신의 집에서 살해당한채 발견된 웰즈라는 사람과 연관되어 있다. 그리고 12 각자가 화자가 되어 자신만이 알고 있는 비밀을 털어 놓는다. 
정말이지 볼륨이 장난이 아니다. 1권이 P525, 2권이 P670이다. 또 처음엔 사람이 너무 많고 각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서술하다 보니 조금 헷갈리고 집중이 안된다.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 이름과 캐릭터가 조금 헷갈려;;. 
한 명의 등장인물이 익숙해 졌다 싶으면 또다른 인물이 등장을 하고 말야.헤맸는데 조금씩 사건이 내 속에서 정리가 되면서 탄력받아서 읽기 시작했다.

왜! 안나는 자신도 모르게 아편에 취에서 금이 잔뜩 들어간 옷을 입고 길거리에 쓰러져 있었으며
왜! 스테인즈는 사라졌으며
또 웰즈는 대체 왜 죽은 걸까?
그리고 그의 부인임을 자처하며 유산을 상속하겠다고 나타난 리디아란 여자의 정체는 대체 뭘까..?하는 궁금증으로 이틀만에 책을 끝냈다. 

#2
초반에 집중 안되는 것만 잘넘기고 일다보면 이 이야기가 얼마나 치밀하게 12개의 별자리와 서양의 점성술에 기반을 두고 플롯을 짰는지 알게되며 소름이 끼친다.
별자리의 움직임에 따라 사건의 전개가 딱딱 맞아 떨어진다. 
작가가 정말 정말 머리가 좋은 것 같다. 
각각 한 명, 한 명의 캐릭터는 12가지 서양 점성술에서 말하는 캐릭터 즉 성격을 가지고 있다. 마치 동양권에서 혈액형에 따라 성격을 나누는 것 처럼 서양에선 별자리에 따라 그 성격을 나눈다. 한 명, 한 명의 성격을 파악하며 그게 극의 전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중에서 한 명, 에드거 클린치라는 사람의 성격은 내가 너무나 잘 아는 그 누군가의 성격과 너무 닮아서 깜짝! 놀람.


그는 배려가 넘치면서도 자기 회의에 빠지는 성격이었다.

이 두가지 성격이 서로 상반되기 때문에 그는 끊임없이 초조한 상태가 되곤 했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모든 보살핌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그 댓가를 요구하는 것은 부끄러웠다.

자신의 행동이 갖는 뉘앙스에 예민했고, 그 행동이 가치가 있는지 의심스러웠기 떄문이다. 

그 결과 그는 요구는 하지 않고 보살핌만 더욱 쏙데 되었고, 그 바람에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가 더 강해지기만 했다.

에드거 클린치는 항상 부정적인 기분이 들면 꼼짝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슬프다고 해도 그 슬픔이 마음속의 소리 없는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커지는 법은 없었다.


#3
플롯이 상당히 복잡하고 꼬여있어서 여기서 그 플롯을 풀어낼 재간은 내겐 없다. 
헌데, 많은 소설들이 비록 문화와 역사의 배경이 다른 외국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인간적으로 공감을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는 반면 
이 소설은 뭐랄까,, 읽는 내내 계속 이야기와 내가 일체가 안되더라.
너무 아쉬운 부분. 내가 천체학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고 있었다면 정말이지 어떻게 이런 소설을 쓸 수가 있지? 어떻게 이런 전개를 생각해 낼 수 있을까! 하며 부들부들 떨었을 것 같은데 별자리에 관한 기본 지식이 없다보니, 무언가 벽이 계속 느껴져서 한 자리에서 다 읽기는 했지만 완전히 100% 집중은 조금 힘들었다는 것 ㅠ ㅠ 
나는 이해하기도 힘든 고대의 천체학으로 이런 소설을 28살에 쓴 저자는 정말 천재인가봉가.


#4.
이 소설을 읽으면서 제일 대단하다고 생각이 된 것은 사실 역자였다.
역자가 상당히 국어를 잘하는 것 같다. 
정말 적절하고 풍성한 국어를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전문분야이다시피한 이런 분야의 소설을 이렇게나 부드럽게 풀어내다니!
사실 역자가 번역을 잘해서 소설의 내용을 이정도 이해했지, 아니면 더 이해하기 어려웠을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