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만에 읽었다. 허투루 페이지를 넘길 수 없어 예상했던 시간보다 많이 걸렸던 것 같다. 결론은...우리 교육이 가진 문제가 무엇인지 더욱 잘 알게 되었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답을 얻게 된 것 같다.
김진경은 아이들이 유령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아이들이 3천여년만에 자기 몸을 자기 표현의 매체로 삼는 행위로서 문신을 긍정적으로 보기 시작한 것에 주목한다. 의식구조에서 몸의 지위가 높아진 아이들은 (과거 육체보다 정신을 중시하던 세대와 달리) 말을 믿지 않는다. 현재의 지식 중심 교육시스템과 충돌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가슴에 유령을 품고 산다고 말한다. 아무도 호명해주지 않는... 그래서 그 유령들은 점점 기괴해지고 있다. 이제 이 유령들을 호명하고 말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따라서 학교는 변해야 한다. 학교는 정의적 기능을 되살려야만 한다. 그 때 비로서 지식 전수도 가능해질 것이다. 다행히, 그의 경험에 따르면 새로 만들어진 혁신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변화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혁신학교인 조현초 교장 이중현은 자신의 혁신학교 경험을 들려준다. 그는 세월호 사건 이후 우리 사회는 지식만을 학력으로 보는 잘 살아 보세 세대의 학력관을 지양하고 정서와 지식을 합하여 학력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혁신학교를 통해 그 가능성을 보았음을 밝힌다.
시골선생 김성근은 3명의 여학생과 함께했던 용광로 만들기 프로젝트 이야기를 들려준다. 정말 그랬을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중심으로 그 동안 우리 교육을 지배했던 강남 패러다임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들을 검토해본다. 그는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분명 강남 패러다임으로는 더 이상 안된다는 것을 불명히한다.
그 뒤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새로운 교육생태계를 꿈꾸는 이광호 선생의 이야기, 금천구에서서의 마을학교 경험을 들려주는 한민호 선생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내가 못 들어본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 귀를 쫑긋하고 들어야만 했다.
저자들은 '10만 헝겊원숭이 만들기' 운동을 제안한다. 붕괴된 교육생태계 복원을 위해 10만명으로부터 사회적 기금을 조성하여 1만명의 청년 멘토를 양성하고, 다시 10만 명의 위기 청소년들을 따뜻하게 돌보자는 것이다. 그들의 운동이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 기꺼이 힘을 보태고 싶다.
널이 알려진 심리학자 해리 할로의 헝겊원숭이 실험은 타자와의 접촉과 돌봄의 욕구가 식욕보다 앞선다는 것을 알려 준다. 타자와의 접촉과 교감, 공감과 연대가 사라진 이 시대에 헝겊원숭이는 증여와 돌봄의 관계를 회복하고 교육생태게를 재구성할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진보적 개혁을 실현할 것이다.(267~268)
학교 교육이 붕괴되고 있는 것은 헝겊원숭이, 즉 아이들을 둘러싼 가정과 지역사회와 학교의 유기적 인간관계가 붕괴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자아정체성을 제대로 형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체성이 무너져 자기 삶에 의욕을 갖지 못하는 아이에게는 지식 전수가 애초에 불가능하다.(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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