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타는 불교도들이 매일 매시간 자기 자신은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기를 요구했다. '자아'에 관한 생각들이란 '쓸데없이(아쿠살라)' '나'나 '내 것'에 집착하게 만들 뿐 아니라 시기심, 경쟁자에 대한 증오, 자만심, 잔인함을 낳고 자아가 위협을 느낄 때는 폭력까지 불러올 뿐이었다. 그러나 평정심을 수양한 수행자는 더 이상 그때그때의 심리상태에 자아를 투사하지 않고 자신의 두려움과 욕망을 덧없고 아득한 것으로 여길 줄도 알게 되었다. 그러면 비로소 깨달음에 이를 때가 된 것이었다. "탐욕이 사라지고 열망이 자취를 감추면 마음이 해방되는 것을 경험하리라" 이 문헌에 의하면 부처의 첫 제자들은 아나타에 관해 듣고 마음이 기쁨으로 가득 차면서 곧바로 열반을 경험했다고 한다. 증오와 탐욕, 지위에 대한 불안을 초월해 사는 것이야말로 깊은 위안을 주었던 것이다.-65쪽
아나타에 이르는 최고의 길은 자비, 즉 타인과 '같이 느낄' 줄 아는 능력이었다. 자비는 자신을 세상의 중심에서 끌어내리고 타인을 그 자리에 올려놓을 수 있어야 했다. 자비는 종교적 탐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실천 덕목이 되곤 했다. 신성함이 이타심과 불가분의 관계임을 분명히 한 최초의 사람들 중 하나가 중국의 현자인 공자였다. 공자는 신에 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기를 싫어했다. 그에게 신이란 언어를 초월한 곳에 있으며 신학적인 논의는 종교의 본령에서 멀어지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나의 도를 하나로 관통하는 것이 있다"고 말하곤 했다. 그것은 난해한 형이상학이 아니었다. 공자에게 모든 문제는 남을 절대적으로 존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문제로 되돌아갔다. 그의 제자들이 "날마다 온종일" 실천해야 했던 황금률은 이를 잘 요약해 보여준다. 그것은 "자기가 원하지 않는 일은 남에게도 하지 마라(己所不欲 勿施於人)"였다. 제자들은 무엇이 자기 마음에 고통을 주는지 잘 살펴보고 남을 고통스럽게 하는 일이라면 그 어떤 상황에서도 거부해야 했다.-6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