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의 시대 - 길들여진 어른들의 나라, 대한민국의 자화상
이승욱.김은산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1월
절판


정신분석가 윌프레드 비온은 '고통을 느끼지만(feeling), 겪어내지(suffering) 못하는 것이야말로 심리적 고통의 핵심'이라고 보았다. 단지 고통스럽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서둘러 없애고 고통을 느끼지 않으려고 무언가를 자꾸 시도하는 데서 문제는 비롯된다. 고통은 나쁜 것이고, 가능한 한 느끼지 않아야 하는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지금 20, 30대의 부모는 그들의 자식이 실패하지 않고, 그 실패 때문에 상처받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가? 인생을 구성하는 중요한 인자는 무엇인가? 고통 없는 삶은 삶 그 자체에 대한 거부와 다름 없다. 고통을 '겪어내는' 과정을 어떻게 통과할 것인가, 어떻게 그 고통을 마음에 품어 변화와 변형을 이끌어낼 것인가? 결국 이러한 질문들이 우리를 성장시킨다.-71쪽

현실이 주는 무게에 짓눌려 정작 현실의 또다른 가능성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무기력을 감추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현실을 직시하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것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현실적으로 살고 싶다면 현실을 지탱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고들어야 하지만 그들은 그럴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눈앞에 보이는 세상만이 현실은 아니다.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삶이라는 가능성이다. 오죽했으면 우디 앨런이 이런 말을 했을까. "어설프게 철든 어른은 현실중독자다."-65~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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