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생리학이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땐 당황스러웠다. 저자인 발자크는 너무도 유명하지만 공무원 생리학이라는 저작은 생소함 그 자체였으며 생리학이라는 표현 역시 자주 쓰는 표현이 아니라 생소하긴 마찬가지였다. 당황스러움을 안고 생리학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보니 다음과 같은 해석이 나왔다.
생리학 : 생물의 기능이 나타나는 과정이나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설명하는 생물학의 한 분야이다.
생물학에 쓰이는 용어를 어째서 발자크가 사용한 걸까? 그 의문은 책에 나와있는 설명을 읽다보면 풀린다. 발자크가 사용한 생리학은 19세기 프랑스 사회 전반을 풍미한 장르를 의미한다고 한다. 그 때 당시 생리학이 유행하며 여러 작가들이 제목에 생리학이 붙은 시리즈를 냈다고 하는데 사회적 직업 및 계층, 계급을 통해 여러 인물상을 묘사하고 풍자하며 다양한 사회현상을 통찰했다고 한다. (11쪽 설명 인용)
생리학처럼 사람과 사회를 동물이나 식물을 연구하듯이 관찰하며 분석해 분류하고자 한 것이다. 또 그 당시 유행했던 생리학 출판물 형식처럼 두껍지 않은 두께로 인간을 유형적으로 분류하여 표와 도식을 만들고 삽화를 넣어 출판했다고 한다. (208쪽 작품 해설 인용)
생리학에 대한 의문은 이제 풀렸다. 근데 여기서 또 하나의 의문이 꼬리를 물고 등장한다. 발자크는 어째서 공무원이라는 직업과 그 사회를 소재로 삼은 것일까? 그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이 책이 출판된 시대적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