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파트에서는 시간적 배경과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 바뀐다. 세라가 중심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나갈 때 비중이 별로 없었던 캐런이 중심이 되어 등장한다. 시간 역시 CAPA에 다니던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난 후인 14년 후로 넘어간다. 캐런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놀라운 사실 하나를 알려준다. 첫 번째 파트는 세라가 과거 학교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라는 점이다.
이 소설만의 특이점이 바로 여기에서 드러난다. 세 파트로 나누어져 있는 소설에서는 각각 다른 인물들이 중심이 되어 등장한다. 각자의 이야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연결고리가 이어져 있는 캐릭터들은 이어달리기에서 바통터치라도 하듯 끊긴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그들이 비슷한 사건을 두고서 서로 다른 기억을 가지고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과연 어디서부터가 정확한 사실인 건지, 초반에 나왔던 캐릭터가 진짜 실존했던 인물이 맞는 건지 의문이 생긴다.
'그럼 세라의 이야기는 거짓이라는 건가?' 이러한 의문이 소설을 읽는 중간에 생겨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소설의 또 다른 특이점이 등장한다. 세라의 시선으로 진행되던 초반과 달리 캐런의 이야기에서 작가의 자의식이 살짝 개입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