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 개정판 시작시인선 46
박진성 지음 / 천년의시작 / 2012년 8월
품절


박진성 시인의 글을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몸이 아프다’던 김수영 시인이 생각난다.
바람이 불고, 나무가 자라고, 비가 내리다 어느 날 누군가는 죽고……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 하나 하나에 대해 느끼고 반응한다는 것은 아픈 일이다.
투병이라는 말의 공간이 너무 좁아 공병(共病)하겠다는 그의 의지와 시선을 관념적으로만 이해할까봐 가슴을 울렁거렸다.
그렇게 나는 참으로 부담스러운 시집 ⟪목숨⟫을 읽어 내려갔다.
새벽 발작에 동맥을 긋고도 자기발로 병원에 찾아갔다가 자해는 의료보험도 안 되어 가난한 현금카드를 자꾸만 기계가 뱉어 내었다는 응급실에서 그의 살고 싶은 새벽은 더럽게도 맑았다고 한다. 숨이 붙어있다는 것이 뭔지.
여러 차례 그의 삶의 모서리에서 테오를 불러내어 속삭이는 행간에서 나는 시인의 소통에 대한 갈망을 감정이입해 본다.
봄날에 만난 가시내를 찾으러 봄이 되어야겠다는 그이 울림이 커서 그런지 어느새 3월이다.
바람이 불고, 나무가 자라고, 비가 내리다 어느 날 누군가는 죽고……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 하나 하나에 대해 느끼고 반응한다는 것은 아픈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살아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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