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착란 - 어느 젊은 시인의 내면 투쟁기
박진성 지음 / 열림원 / 2012년 8월
품절


언젠가 한 선배로부터 “너는 청춘의, 나는 청년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듯하다.”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그 청년의 끝자락에서 ⟪청춘착란⟫이라는 책을 운명처럼 조우했다.
동시대를 살아온 이의 청춘시절을 들여다보는 것은 마치 그의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는 것만큼이나 두렵고 떨리는 일 이었다. 만물이 푸른 봄철이라는 그 시절에 누군가의 병실에서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읽을 수 있을지 사실 두려웠던 것 같다. 내가 먹어보지 못한 음식에 대해서는 그 맛을 가늠할 수 없고 경험하지 못한 것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니 말이다.
공황장애가 무엇인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 한 장 한 장 읽어 내려갔다. 살아가다 보면 의학적 병명을 가지고 살지 않는 이가 그렇지 않는 사람보다 많겠지만, 인생의 터널을 지나며 착란의 시간을 겪지 않고 사는 이가 또한 어디 있던가.
마음의 병과 싸우는 지은이의 지난한 시간 속에서 그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을 감당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알 수 없는 동질감을 느꼈다고 감히 말해본다.
괜찮은 척 하며 위선의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수많은 나 같은 인간보다 자신의 에러를 있는 모습 그대로 드러냄이 오히려 건강함이 아닐까.
값싼 ‘힐링’이라는 단어에 알 수 없는 불편함을 느끼는 요즘, 섬세하고 지극히 예민하게 자신의 내면과 삶의 순간을 통찰하는 지은이의 글 속에서 오랜만에 편안함을 느껴본다.
만물의 푸른 봄철은 길고 어두운 추위의 시절을 동반한다. 계절이 언제나 그래왔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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