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우리 사이가 이렇게 됐을까 - 힘든 관계와 작별하고 홀가분해지는 심리 수업
일자 샌드 지음, 이은경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쩌다 우리 사이가 이렇게 됐을까

옛 친구에게 연락을 하려면 친구의 집에 전화를 하거나 집주소로 편지를 쓰던 때를 떠올려 본다. 그 때는 멀리 사는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어찌나 기쁘고 들떴던지. 편지 한 장에 하루내내 설레이곤 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SNS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든 원하기만 하면 타인에게 닿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더 이상 아는 사람이 최근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 하지 않아도 된다. 카카오톡 메신저에 올려놓은 사진을 봐도 되고 직접 메세지를 보내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물어보면 되니까. 생각해보면, 그 때는 사랑노래도

- 너는 어떻게 지내니. 아직도 너를 생각하고 있어.

류의 내용이 많았던 것 같다.

요즘은 어떨까?

- 연락한번 없는 너. 섭섭하다. 다른 사람이 생긴 거니. 잘 지내는 것 처럼 보이는데

류의 가사가 적힌 노래가 많이 보인다.

보이지만 연락할 수 없는 사이가 많아진 듯 하다.

시대를 반영한 걸까? 최근에 관계, 심리에 관련된 신간들이 쏟아지고 있다. 마음 상담. 인간관계에서의 회의감을 다룬 책들 중에 단연 눈에 띄는 제목의 책이 있다.

“어쩌다 우리 사이가 이렇게 됐을까”

붉은 표지에 핸드백을 채 내려놓지도 못하고 침대에 널브러진 여성이 있다. 침대 위에는 검은색 액정의 스마트폰이 놓여있다. 혼자 힘들어하는 여자를 위로하는 듯 한 고양이 한 마리가 물끄러미 여자를 바라본다.

이 책의 표지그림 자체가 우리를 위로한다. 스마트폰을 열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마주할 수 있지만 정작 우리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인간관계는 오히려 줄어든 것 같다.

예전에는 편하게 연락할 수 있었지만 어느 틈엔가 벌어진 사이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이런 마음의 균열은 조용히 시작해서, 확실히 느꼈을 때는 이미 벌어진 틈이 너무 넓어 메꿀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마음이 약하거나 예민한 사람의 경우, 상대방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혼자 속이 상하기도 하고 다시는 연락하기 싫어지는 경우도 있다. 나 또한 두 명의 지인과 그렇게 ‘마음속으로’ 이별했다.

사람의 마음은 시시각각 변해서, ‘다시는 연락하지 말아야지’ 했다가도 ‘지금쯤 그 친구는 어떻게 지낼까’ 라는 생각이 슬며시 치켜들기도 한다. 내가 무언가를 잘못했다면 먼저 사과하고 다시 연락할 수도 있겠지만, 눈에 보이는 특정한 사건이 없는데도 소원해진 사이의 경우는 어쩔 수도 없다.

이 책은 일단 섬세한 감정의 소유자인 독자의 마음상태를 점검하고

독자의 경험과 순서에 맞게 네 단계를 밟아 관계회복을 권유한다.

1.마음점검 2. 대화하기 3. 문제해결 4. 떠나보내기

의 네 단계를 통하여 우리는 눈에 보이는 관계의 단절이 문제가 아니라 진짜 내 마음의 문제는 무엇인지 파악하고 근본적인 원인의 해결을 위하여 노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 할 수 있다.

특히.

“연락을 이제 그만 하고 싶은데 괜시리 죄책감이 들어 관계를 끊어내지도 이어가기도 힘들어하는” 마음 약한 사람을 위한 해결책이 제시되어있다.

인간관계는 정답도 왕도도 없다고 한다. 한 번에 쉽게 관계가 해소되지는 않겠지만 이 책을 통하여 조금씩 자신안의 무언가를 단단히 만들어 갈 수 있게 되기를 이 글을 읽는 나도, 독자들에게도 기원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