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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코끼리 알맹이 그림책 65
로랑스 부르기뇽 지음, 로랑 시몽 그림, 안의진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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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우연히 이경희 선생님의 <웰다잉> 그림책 강의를 들었어요. 그때 선생님이 소개한 책 중에 이 코끼리 책이 있었는데, 글 작가님은 같고 그림작가는 다른 분이었죠.
바람의 아이들에서 새로 출간된 이 작품은
그림풍도 다르고 번역도 달라 또다른 분위기네요.

밝고 따뜻한 그림에서 작은 쥐와 늙은 코끼리는
한없이 사랑스럽고 다정합니다.
이렇게 밝고 따뜻한 느낌에서도
영원한 안녕의 그림자는 곳곳에서 느껴져요.

부모님과 나의 모습이 겹쳐지고
떠나는 존재와 남아 그리워할 존재
각각의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졌어요.
우리의 안녕을 준비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도 하게 됩니다.

7,9살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다시 만나지 못할 안녕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었어요.
아이들도 죽음을 알고 있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죽음을 인식한 후에야 비로소
삶의 가치가 빛난다는 말도 생각났어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다리라면,
작은 쥐와 늙은 코끼리처럼
용기있게, 지혜롭게,
그리고 다정과 사랑을 잃지 않고
멋진 유머가 함께 하는 안녕을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 면지 그림이 마음을 울려요.
언젠가 나의 모습일 수 있고
우리 아이들의 모습일 수 있다 생각하니
오늘이 더없이 소중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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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박스
융 지음, 윤예니 옮김 / 바람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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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순간이 있다. 삶의 흐름이 끊기는 순간.

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거지? 하는 순간 말이다.

<베이비 박스> 표지의 주인공과 그 아래 흐릿한 또 한 사람.

인생이 모호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존재가 모호해지는, 그런 순간에

존재의 뿌리가 흔들리면 내 온 존재가 없어져 버릴 듯한 두려움이 느껴지기도 하니까.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어디서 와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

또렷하고 명료하게 표현할 자신만의 언어를 가진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다.

알 수 없는 그 모호함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해 내는 데는 아픔이 따른다.

엄청난 출생의 비밀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진짜 나를 만나려 할 때

많은 용기가 필요하지 않나.

 

두려움을 이기고 베이비 박스가 있는 곳을 찾아가는 주인공은

진짜 나를 찾고자 하는 우리의 모습이 담겨 있다.

누구도 대신 해 줄 수 없는 일, 그렇게 해서 찾은 내 존재의 이유를 아는 사람은

스스로 끊어진 삶의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

시작은 혼자 했더라도, 막상 한 발자국만 떼어보면 

나의 사람들이 마치 기다리기라도 했던 듯 나를 맞이하는 따뜻함이 

<베이비 박스> 곳곳에 그려져 있어 마음이 포근해졌다.

우리 각자가 힘든 이 삶을 견뎌낼 시작점은 내 안에 있지만

우리 곁엔 그런 시작점을 가진 친구와 가족이 있으니-

외롭지 않은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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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머릿속 알맹이 그림책 63
플뢰르 도제 지음, 잔 드탈랑트 그림, 윤예니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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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9살 두 아들이 참 좋아하겠다는 예상은 했었지만

엄마인 내가 이렇게 빠져들 줄이야.

 

큰 판형에 강렬한 색감, 디테일 한 묘사

이미 그림만으로 관심을 끈다. 다른 것도 아니고 동물!

살아있는 모든 것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은 표지만 보고도 본능적으로 알아차린다.

이 책 재밌겠다!

 

 동물들의 행동을 연구한 학자가 바로 앞에서 이야기를 전해주듯

친절하고 유머와 감동까지 담아 낸 한 챕터는

동물의 지능, 감정, 각각의 개성, 언어, 소통방식을 보여준다.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아가는 재미

예상치 못했던 동물들의 인간적(?)인 감성과 감정에는

그냥 인간과 다를 바 없이 느껴졌고, 우리와 다르지 않은 세상.

곧 우리와 그들의 세상이 하나라는 진리를 발견하게 된다.

 

우리가 인간적이라고 하는 것이 과연 정말 인간에게만 적용되는 걸까?

새로운 지식을 얻어서가 아니라

다른 창을 내어 세상을 달리 보기 시작하는 것.

무엇하나 새로울 것 없이 밍숭맹숭한 삶의 한 가운데

새로운 창을 낸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이제는 안다.

 

아이들이 편협한 정답만을 찾지 않기를 바란다면,

다양한 생각과 존중과 가치를 알아가기 위해

새로운 창을 많이 내어주고 싶어졌다.

 

읽고나면 아이들의 새로운 생각이 쏟아져 내린다. 

 

#동물들의머릿속 #플뢰르도제 #잔드탈랑트 #윤예니 #알맹이그림책 #바람의아이들 #꼬독단9기모집 #북클럽지구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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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갈래 알맹이 그림책 64
아나이스 보즐라드 지음, 최윤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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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갈래.

오히려 어렸을 때, 아무것도 몰라 겁이 없을 때 할 수 있는 말이죠.

무모한 도전이 가능한 시기. 어릴 적엔 참 용감했는데 점점 사그라드는 건 나이때문일까요? 

아기토끼 로랑의 길을 따라 걸으며 떠오르는 나의 성장기.

로랑의 눈동자가 마음을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엄마를, 집을 보면서도 (눈치를 보면서도)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려는 마음. 말릴 수도 없고 말려서도 안될 시도. 여기서 엄마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어요. 그냥 니 마음대로 하렴! 하고 방관하지 않아요. 그래~ 하고 인정해주고, 염려와 사랑을 담아 울타리를 만들어주죠. 그 울타리를 벗어날 것을 몰랐을까요? 알지만 안전지대를 알려주었던 것 같아요. 언제든 돌아오렴. 안전한 집과 따뜻한 엄마는 여기 있단다~ 하고요.

 

아기토끼 로랑이 스스로 엄마에게 찾아갈 때까지 엄마가 기다려주는 것도 인상깊었어요. 대단한 믿음과 신뢰가 아닐까. 넌 스스로 해낼 수 있을거야. 믿고 기다려주는 태도. 로랑이 엄마를 찾기 전까지. 그리고 이제 다 컸다고 인정해주는 말도요. 그 말에 아이로서는 자유를 얻은 것과 동시에 이제 정말 혼자 해 나가야 한다는 책임도 부여됩니다. 살짝 서글퍼지기도 하죠. 이제 정말 내 멋대로 해도 되는 어른이 되었는데, 오히려 새로운 일 앞에 머뭇거리고, 주저하는 제 모습같지도 했어요.

로랑이 떠난 길의 풍경은 강렬한 색으로 감정을 나타내주고 있어요. 때론 방방뜨는 마음, 들뜬 마음, 신나는 마음. 그러다 두렵고 무서운 마음, 서글픈 마음, 걱정되는 마음까지도요. 마음 상태에 따라 어두운 밤도 슬프고 두려운 까만 밤이기도 하고, 때론 따뜻하고 부드러운 까만 밤이 되기도 하고요.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의미있게, 여러 각도로 바라볼 수 있어 좋았던 그림책이었습니다.

 

#나혼자갈래 #아나이스보즐라드 #최윤정 #알맹이그림책 #바람의아이들 #꼬독단9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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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욕구 바깥바람 12
폴 디엘 지음, 하정희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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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히는 말랑한 책은 아니다.

하지만 읽어야 할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

아이를 이해하고

한때 아이였고 지금은 어른이 된 나 자신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 책이었어요.

어렸을 적 내 모습도 떠오르고, 지금 우리 아이들의 못된 행동도 떠올랐다.

그 행동을 하기까지 아이의 내면에는 어떤 욕구가 있을까.

우린 알고 있다. 사랑해주세요. 내 존재를 그대로 보아주세요.


모든 사랑, 존중, 교육의 행위 전에 필요한 것은 신뢰였다.

아이에게 옳고 그름을 알려주기 전에 먼저 선행되어야 할 일은

아이를 위한 어떤 행위도 내가(어른, 부모, 교사) 아이에게 신뢰감을 주는 것부터.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안다.

아니, 인간이라면 아는 것이다.

설령 아이라 모든 것을 이해하기는 어려울지라도.

사랑하면 때려도 되는가.

교육을 위해서는 아이 자존심을 짓밟아도 되는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과거의 내가 받은 잘못된 사랑과 교육의 장면들이 떠올랐고,

그 잘못됨을 고스란히 아이에게 물려준 장면도 떠올랐다.

하지만 '감정적 얽힘'도 인간이기에 자연스러운 것 아닐까.

그 자연스러움을 받아줄 넉넉하고 유연한 어른이,

그런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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