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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만난 붓다 - 불교 명상과 심리 치료로 일깨우는 자기 치유의 힘
마크 엡스타인 지음, 김성환 옮김 / 한문화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사회의 기저에 깔린 불교사상은 무시할 수 없는 정신으로 이어져 왔다.
이 책 진료실에서 만난 붓다는
서양에서도 불교의 사상을 응용하여 정신과에서 심리학으로 발전시켜 자가치료를 할 수 있는 심리치료서이다.
표지의 푸릇푸릇한 나뭇잎더미 속의 의자에 앉아보란 말인가.
불교에서 말하는 명상을 하기에 딱 좋은 장소이다.
이 책의 저자 마크 엡스타인은 정신과 전문의이자 심리학자로 하버드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했고
의대에 다니던 20대 초부터 불교에 관심을 가지고 심리학과 명상에 대한 공부를 했다고 한다.
뉴욕에서 정신과의사로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불교와 심리 치료에 관한 연구와 임상을 토대로 여러 권의 책을 썼다.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정신과 심리 치료에 불교의 팔정도를 접목했다는 것이다.
여기서의 팔정도는 내담자들이 ‘자기 스스로 자신을 치유하고 다스리기 위해 가져야 하는 주요한 태도들’에
팔정도에서 빌려온 여덟 개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서양 정신의학과 동양의 불교 명상을 오랫동안 지속해 온 저자는 불교와 심리 치료의 공통점을 매개 삼아 심리 치료에 팔정도의 가르침을 적용시킨다.
붓다와 프로이트가 공통으로 중시하는‘현실 직시’를 통해 내담자를 두려움 없이 자신의 내면세계와 대면함으로써
무의식 깊숙이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고 스스로 자신을 치유하고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데까지 나아가게 해 준다.
생각보다 가벼운 심리학책이 아니다
불교와 프로이트를 접목해서 자기자신 스스로 치유하는 방법을 찾는 명상에 관한 서적이다.
상담의 시작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아야 하는데 이때 명상이 필요하다고 한다.
명상은 자신을 바라보는 훈련이다.
먼저 내마음을 바라보아야 심리치료를 할 수 있고 문제의 해결과 치유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명상을 통해 문제를 회피하거나 통제하려 들지 않고 자기 내면의 힘을 믿고 삶이 주는 불확실성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자세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심리적 상처 부위에 ‘거울 같은 관심’을 비추는 과정이란 점에서 심리 치료의 본성이 명상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알려준다.
명상은 혼자 하는 심리 치료, 심리 치료는 둘이 하는 명상인 셈이다.
이 책은 자기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고 문제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내담자를 대상으로 심리 상담을 하는 상담가나 심리치료사들에게도 실제적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만난 환자들이 어떻게 스스로를 치유해 나가는지를 팔정도의
여덟 가지 태도와 연결시켜 설명하는 동시에 그 사례를 통해 저자 역시 의사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자기 내면의 모습을 비춰보고,
다른 심리치료사를 통해 자신의 무의식 속에 깊이 묻혀 있는 트라우마를 끄집어 내 들여다보는 과정까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치료사 역시 완벽한 인간은 아니며 내담자들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음을 인식하고 깊은 명상과 성찰을 통해 스스로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특히 치료자에게는 ‘깊이 개입하지도 멀리서 방관하지도 않는’ 균등한 관심의 분배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고 싶은 욕망을 제어하고 환자 스스로 답을 찾고 치유해가는 과정을 돕도록 하는 치유자의
‘올바른 노력’을 강조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나 자신을 보는 새로운 안목을 갖고
세상 속으로 되돌아올 수 있었다.
오늘부터 명상을 통해 나 자신을 치료하는 힘을 길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