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조각. 황선미 작가의 책 중에서 최근에 가장 몰입하게 된 그런 책이다. 그것도 아픔의 치유에 대한 고민과 염려때문이다. 청소년 문제에 대한 어두운 단면을 들여다보는 이 작품의 아픔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더 안타깝게 다가왔다. 책에서도 그저 청소년들의 성장통이라고 단정하기엔 어둡고 상처가 큰 사건들이 많았다. 집단성폭행과 출생의 비밀이 주축이 되는 굵직한 사건이 전개되는 이야기는 동화작가 황선미라는 나의 편견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내용들이다. 결말로 가면서 이야기 흐름의 아쉬움도 없지 않아 느꼈지만 충분히 황선미 작가가 청소년들의 눈과 마음에 귀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다. 이땅의 아이들이 이런 감당하기 어려운 사건들을 겪은채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지금 전국민적 슬픔을 안겨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생각까지 더해졌다. 오늘 참사로 인해 가장 치유하기 힘든 아픔과 고통을 겪었을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의 눈물의 조문을 보게 되면서 책을 읽는 순간순간이 한숨과 눈물로 얼룩져갔다. 아이들이 겪어도 되지 않을 많은 일들이 벌어지는데도 많은 어른들의 무책임함과 무관심함이 더욱 큰 상처를 만들어가는 이 사회. 그런 사회에서도 아이들이 어떤 모습으로든 성장해가야하고 결국 그 몫은 아이들 스스로 치유해나가야함을 볼때 소설 속의 유라보다도 가혹하고 힘든 일들이 남아있어 슬프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슬프고 아픈걸 덮어두려고 하나 우리의 경험 기억은 결코 사라지거나 없는 것이 되지 않는다. 가장 예민한 세포에 은닉되었다가 더할 수 없이 절망적일 때 드러나 잔인성을 보여 준다. 그래서 상처와 아픔에 대한 화해가 필요하다`고 말한 작가의 말이 더 아리게 다가오고 경준이 남긴 그 의미심장한 마지막 말 역시도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너의 사자가 남긴 갈기야, 아프리카에 가거든 야생에 뿌려 줘. 미안하다. 상처가 아픔이라는 걸 너무 늦게 알아서.` 아이들의 몫으로만 남겨질지도 모를 이 아픔을 극복하고 치유하는데 우리 모두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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