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봄
조선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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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자신에게 가장 절실한 걸 쓰는 이유로, 우리 시대의 정치적 삶이 지금의 저자에게 가장 절실하게 다가왔다고 한다. 지난해 대선 이후 스트레스가 상당했다는 저자는 결국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조선희 작가님은 현실 정치는 요사이 우리 문학, 특히 소설에서 금기인 것 같지만, 자신의 일상이 정치의 그늘에 있음으로 그것을 피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저자의 삶이 어떠한지 타인의 입장으로는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지만, 일상이 정치의 그늘에 있는 그의 삶은 편치 않아 보였다.

그래서인지 한쪽으로 치우친 정치적 성향이 너무도 뚜렷이 드러나는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중립적이지 않은 정치글은 아직 나에게는 버겁기에, 이 책 또한 읽는 내내 그리 달갑지 않았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작가의 말에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이 아닌 현실에 대해 정치 상황을 나쁜 쪽이라고 표현한 점이 조금 아쉬웠다. 대통령이 되기 가장 위험한 개인에게 대통령직을 맡긴 다음, 불안과 불편은 그에게 대통령직을 허락한 국민 대중이 감당해야 하는 몫이라는 저자의 말에서 대통령이 되기 가장 위험한 개인이라는 것은 현재를 포함한 그 이전의 모든 전대통령들에게도 포함되는 의미일 것이다.

계절로 나타난 목차와 각 주인공들의 입장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몰입감을 높여주었다. 야기되는 여러 사회적 문제들을 한 가정의 내부에서 갈등과 해결, 믿음의 의미로 보기에는 매우 추천하는 책이다.

📖 엘리사는 좋은 친구구나, 같이 지내면 즐거울 것 같아, 우리말은 점점 늘겠지, 그런데 그게 반드시 결혼이 필요한 일인가, 라고 묻고 싶었지만 정희는 질문도 때와 장소와 대상을 가려야 한다는 사실쯤은 알고 있었다.

📖 문득, 퇴마사 미래가 손을 뻗어 악귀들로부터 윤호를 구해내던 장면에 엘리사가 오버랩된다. 드라마의 서스펜스가 칼날처럼 하민의 가슴 한복판을 긋고 지나간다. 그녀가 지구상에서 한 곳을 찍어 서울을 찾아왔고 또 나를 만난 건 무슨 운명일까. 내가 엘리사의 손을 너무 쉽게 놓아버린 걸까.

📖 "요새 애들은 엄마 아빠 말보다 친구나 선배 말을 더 신용하니까. 근데 실제로 상황이 절망적라기보다 절망하기 쉬운 시절인 거 같아. 미래는 오리무중이고 정해진 것도 없고 이룬 것도 없고 호르몬은 미친년 널뛰듯 하지."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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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2명이 퇴근하지 못했다 - 일터의 죽음을 사회적 기억으로 만드는 법
신다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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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다은 작가님은 사회적 참사와 재난, 안전할 권리 등을 주제로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다. 그는 자기 삶을 깎아 그 일을 먼저 시작한 유가족과 활동가, 연구자들이 발견한 진실의 조각들을 모으고 기록하여 이 책을 출간하였다.

평택항 이선호 씨의 사고로 시작하여, 위험이 재난이 되는 순간인 산재의 구조적 원인들, 산재를 둘러싼 소통의 부재, 마지막으로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공장 안 사고를 통해 산재를 더 깊이 이해하는 방법까지 세세하면서도 아픈 현실들이 고스란히 나와있었다.

책 속 표현 중 '근면히 일하는 자'라는 의미의 '근로자'라는 표현 대신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노동자'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노동은 누군가의 평가와 무관하게 존중받아야 한다는 부분에서 저자의 세심함과 그들에 대한 존중, 그리고 배려가 돋보였다.

삶을 위해 일이 존재하는데, 산재는 그 관계를 뒤집음으로 일을 하다 삶을 빼앗긴다는 저자의 표현이 참 아렸다. 책을 완독하기 전과 후의 느낌이 너무도 강렬했던 책이었다.

저자의 말처럼 한 사람의 죽음을 그냥 지나치지 않으려는 우리의 연대가 일터의 안전을 조금씩 나아지게 하여, 한 명의 삶이라도 어떻게 더 지킬지 고민하는 이 마음들이 앞으로도 일터의 안전을 만들어 주길 나 또한 바래본다.

그저 한 권의 도서가 아닌 산재의 현실과 내막을 깊이 이해하고자 추천하는 책

📖 정말로 안전을 생산보다 우선순위에 놓고자 한다면 기업 조직 전체가 그 목표에 투자하고 도달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안전은 노동자나 안전관리자 한두 사람의 의식 변화로 이룰 수 있는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안전은 개인이 아니라 조직의 목표여야 한다.

📖 "일하다 죽는 사람들이 선한지 악한지를 떠나 다 누군가의 자식이고 부모이며 형제다.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개개인이 하나의 우주다. 그 우주가 매일 같이 무너지고 있는데, 어떻게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멀쩡하게 사회가 돌아갈 수 있는지 의아했다. 일하다 죽는 사람들에게는 사회가 너무 무관심한 것 아닌가."

📖 산재 조사란 사실 노동자가 일터에서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마음 다해 찾는 일이다. 죽은 이를 추모하는 부고장인 동시에 또 다른 죽음을 막겠다는 산 자의 다짐이다. 산재를 연구하는 이들이, 나아가 평범한 시민들이 노동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죽음을 그토록 알고자 하는 이유일 것이다.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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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h7401 2023-10-01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재사고..때로는 생명을 잃고 신체의 일부분을 잃게 되는 사고들을 본 현장...아마도 이 책을 읽지 못할수도 있는 마음을 적어봅니다.
 
웰다잉 프로젝트 - SF, 판타지, 블랙코미디 본격 장르만화 단편집
봉봉 지음 / 씨네21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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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다잉 프로젝트는 가장 원하는 죽음을 만들어주는 신개념 리얼리티쇼이다. 예비 사망자들과 죽음 코디네이터가 만나, 완벽한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 후, 전문가가 가장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를 위한 맞춤형 죽음을 철저한 연구 끝에 디자인 해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해보고 싶었던 일을 결국 하지 못하고 죽게 되는데, 최후의 버킷 리스트를 실현하는 것이 최고의 죽음을 위해 그들이 만들어 주는 최고의 기회 중 하나라고 그들은 말한다.

자신이 원하던 것이라 생각했던 죽음을 겪는 그 순간 예상과 달랐음에도 바꿀 수 없는 마지막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모두 끝은 존재하지만, 자신의 원하는 결말보다는 원하는 과정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더 아름다운 인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추가로 누군가의 죽음의 과정과 결말이 또 다른 이들에게는 상업적인 용도로밖에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안타까우면서도 현실적이었다. 이 책은 마치 지금 현실의 문제들과 더불어 작가의 상상력과 반전으로 빛을 발하는 것 같았다.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을 풍자하면서도 단 한 순간도 불쾌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공감을 자아내는 6편의 신비하고 특이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림과 글, 스토리 세 가지가 주는 몰입감과 통찰력에 추천하는 책 :)

📖 끝없이 기술을 만들어 내는 것은 인류라는 종의 숙명. 기술을 사용하는 방향이 가까이서 보면 비틀거릴지언정 멀리서 보면 옳은 방향으로 멈추지 않고 나아가길 바랄 뿐.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인공자궁의 상징, 프로파간다의 천사, 자본주의의 인형, 메디테크의 창녀라고 불렀지만. 나는 아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 이제는 따라잡을 수 있어. 그리고 누구도 다시 달릴 필요가 없게 될 걸. 이것만 있다면 모든 사람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이 아름다워질 테니까. 다시 모두가 평범해지는 거야.

📖 아니야. 고마워하지 마. 나는 조용히 사라지고 싶었어. 어차피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널 만들었던 거야. 네가 죽어버린 나를 대체하면 아무도 내가 죽은 걸 모를 테니까. 나는 널 이용했어.
- 이 서평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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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인생은 흐른다 - 이천 년을 내려온 나를 돌보는 철학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김한슬기 옮김 / 페이지2(page2)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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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는 고대 로마의 스토아 철학자이자, 비극적 운명을 맞이한 폭군 네로의 스승이다. 그는 로마의 혼란스러운 시대적 상황 속에서 많은 부침을 겪으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만들었다.

그의 철학은 이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전해져 내려오며 몽테뉴와 단테, 루소, 흄, 소로, 알랭 드 보통 등 세계의 지성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그가 남긴 열두 편의 에세이 중 세 편인 <인생의 짧음에 관하여>, <행복한 삶에 관하여>, <마음의 평온에 관하여>를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 바로 <그럼에도 인생은 흐른다>이다.

인생의 짧음과 행복한 삶, 마음의 평온에 대하여 순서대로 담고 있는데, 한 페이지에서 두 페이지 정도로 짧은 시간에도 쉽게 읽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무엇보다 마음의 평온 파트에서 자신을 의심하지 말라는 페이지가 가장 확고하면서도 강렬하게 느껴졌다. 자기 확신과 평정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누군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마음의 평정을 지키고 자신의 마음을 지키기 위해서 추천하는 책 :)

📖 현자는 어떤 상황에도 반포로 신세가 되지 않습니다. 언제나 온전한 자유를 누리고 스스로가 삶의 주인이 되어 모든 이를 내려다보기 때문입니다. 운명을 딛고 일어선 사람 위에 그 누가 존재할 수 있겠습니까?

📖 어떤 일을 할 때 지체하거나 주저하는 이유는 목적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최고의 선은 영혼의 조화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미덕은 화합을, 악덕은 갈등을 이끌어냅니다.

📖 자기에게 확신을 가지세요. 그래야 올바른 길을 걷고 있다는 믿음이 생깁니다. 사방으로 뻗어 있는 수많은 갈림길에서도 이를 의심하지 마십시오. 확신을 잃는 순간 바로 옆에 올바른 길을 두고 헤매게 될 테니까요.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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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돈 버는 비즈니스 글쓰기의 힘 - 한 줄 쓰기부터 챗GPT로 소설까지
남궁용훈 지음 / 리텍콘텐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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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특허 지식재산권으로 평생 돈 벌기>에 이어, 남궁용훈 작가님의 책을 두 번째로 접한다. <평생 돈 버는 비즈니스 글쓰기의 힘>에서는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대학교, 취업 후, 퇴직하고까지 우리에게 글쓰기는 언제나 함께하는 존재임을 알려준다.

글쓰기는 삶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며, 성인이 되고 난 후에는 자신위 손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그의 말이 와닿았다.

말과 글, 언어의 표현이 점차 중요시되는 현 시대에 자신의 생각을 담아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글쓰기는 꼭 필요한 존재다.

<평생 돈 버는 비즈니스 글쓰기의 힘>에서는 글쓰기의 기본기부터, 고난이도, 창조적, 비즈니스 글쓰기까지 세세하게 다루고 있다.

상급자로 가는 문장 기술에서 나의 문장 또한 어떠한 부분이 어떻게 개선이 필요한지를 알 수 있었다. 막연하게 글쓰는 방법을 알려주기보다, 어떻게 변화하면 좋을지를 나타내고 있어서 더욱 도움되었다.

글쓰기는 우리 삶에서 배제할 수 없는 존재인만큼, 글을 더욱 효율적으로 다룰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쓰기를 처음 접해보는 사람도, 더 디테일하고 전문적인 글쓰기를 원하는 사람 모두에게 추천할 만한 도서이다.

변화의 미래로 또 다른 인생을 펼치기 위해, 추천하는 글쓰기 책 :)

📖 통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전적 의미로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본다."입니다. 글 쓰는 사람은 통찰이 필요합니다. 고전을 통해 울림으루넘어 통찰로 나아가야 합니다. 사람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것만이 아닌 내 성장을 위해서입니다.

📖 비판의 정의에 논리적 기초를 밝힌다는 말을 가장 눈여겨봐야 합니다. 비판은 상대 주장에 논리적으로 지적합니다. 논리적이지 않으면 내 주장은 단순히 비난, 남의 결점을 책잡아서 나쁘게 말하는 것이 됩니다. "논리적이다." 이 문장이 핵심입니다. 논리성이 들어가야 비판이 됩니다.

📖 여러분이 챗GPT와 함께 만든 시나리오를 방구석에서 영화로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면 방구석 영화감독이 될 수 있고, 운이 좋다면 위대한 영화감독이라는 명성을 얻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 모든 시작은 글입니다. 콘텐츠의 원천은 작은 글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글을 쓰세요. 오늘 당장 지금부터요.
- 이 서평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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