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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으로 돌아오다
호르바 지음 / 좋은땅 / 2023년 4월
평점 :
<원점으로 돌아오다>는 고등학교에서 20년간 수학을 가르치고, 2021년 명예퇴직 한 저자가 자신의 성장과 경험을 배경으로 한 자전소설이다. 그는 학생들에게 수학 실력이 부족해도 편하고, 재밌게 소설처럼 읽을 수 있는 책을 학생들에게 읽히고 싶은 마음에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이자 수학 교사였던 기종은 퇴직 후, '파란뫼'라는 카페를 차리게 되고, 그 곳에서 '나누고파'라는 수학 모임을 만들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모임에는 어머니, 제과제빵학원장,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쉬리, 어두운 과거를 가진 여중생, 어르신이 참여하게 되며, 그들의 삶과 관계를 수학과 관련해서 해석하고 서술한다.
기종의 과거부터 시작된 첫사랑 이야기와 현재 시점이 교차하며, 그 속에서 수학에 대한 거부감 없이 수학 관련 지식들이 점점 이야기 속에 스며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스토리 진행 또한 매끄러우면서도 흥미진진하여 정말 순식간에 빠져들어 읽게되는 책이다.
삶 속에서의 생각, 행동, 관계, 소통에도 수학이 있다는 것을 인문학적인 측면에서 보여주어, 수학의 따뜻함을 느끼길 바라는 저자의 바램처럼, 학생들에게 적합한 도서이자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수학과 좀 더 친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수학에 스며든 기종의 삶을,
수학에 대한 거부감 없이 흥미롭게 풀어내기에 추천하는 책 :)
📖 공간이 필요했던 거면 그냥 오피스텔이나 얻을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오피스텔은 외롭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공간을 원하지 않았다. 나만의 공간이지만, 누군가 찾아주길 원했다.
📖 실수와 허수를 합쳐서 복소수라고 부른다. 나와 상혁은 아이도 어른도 아닌 복합적인 애어른에 속한 원소다. 철없음이란 허수 부분을 가진 나와 어른스러움이란 허수 부분을 가진 상혁은 누가 더 나은지 더 못난지 비교할 수 없다. 둘 다 그냥 각자의 위치에서 존재하는 원소로서 가치 있다.
📖 그녀는 나에게 충분조건이지만 필요조건은 아니다. 그녀와 나는 서로 필요충분조건이 될 수 없다. 그녀가 존재하고, 날 기억해 준 것으로 행복했다. 그녀가 나를 위해 존재할 필요는 없다. 내가 그녀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운 오로지 그리움뿐이다. 그녀를 내 삶에 필요조건으로 만들고자 했던 바람은 욕심이었다. 블루마운틴에서의 첫 만남은 내가 그녀의 부분집합이 될 수 없음을 일깨웠다. 그녀의 존재와 침묵만으로 내 위치를 알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