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확인 홀
김유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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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희영의 아들 희찬이 어느 날 엄마를 알고있는 이름도 모를 누군가에게 한 쪽지를 받아오게 된다. 희영은 희찬이 받아온 쪽지 속 글자인 '블랙홀' 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불안, 긴장과 함께 과거를 떠올리게 된다.

필희, 은정과 동갑내기 삼총사였던 셋의 이야기 뿐 아니라, 미정, 순옥, 필성, 정식, 찬영, 혜윤 등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자신만의 상처를 품고있다. 모두 각자 상처의 깊이는 다르지만, 그 깊이를 측정할 수 없는 블랙홀이 마음 속에 존재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개인의 블랙홀은 홀로 치유될 순 없지만, 그럼에도 그런 상처와 고독들이 모이면 어쩌면 치유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되는 순간이었다. 추가로, 김유원 작가님의 글은 이해 없이 그냥 마음으로 받아들여지는 아픔도 있음을 이해하게 된다는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이었다.

마지막으로, 사라진 필희는 어느 곳에서든 평안하길 바라고, 사람들의 마음 속 블랙홀들에도 부디 편안함이 자리 잡길 바라는 마음으로 서평을 마무리 한다.

사람의 깊은 내면 속 구멍, 그 상처와 깊이, 치유에 대해 생각해 보기에 추천하는 책 :)

📖 희영은 후회했다. 사무치게 후회했다. 그래서 묻었다. 그 구멍을 기어이 찾아낸 사람이 자신이라는 사실이 감당 되지 않아 필희가 구멍으로 들어갔다는 확신과 그날의 기억을 가슴 깊이 묻어버렸다. 누구도 모르게. 자신조차 모르도록.

📖 한동안 필성은 누군가에게 외면당하는 일이 생길 때마다 자신을 피해 집으로 들어가던 희영의 뒷모습을 떠올렸다. 펄펄 끓는 가슴을 혼자 감당해야 했던 그날의 고통을 움켜쥐고 희영을 마음껏 미워했다. 희영 역시 몸서리치는 중이었단 건 알지 못했다.

📖 파도가 온실을 흔적도 없이 쓸어가기를.
파도가 잦아들면 사방이 뚫린 들판에 서 있기를
거기서 아내와 어머니를 만날 수 있길
들판의 어둠을 볼 수 있기를.
내가 나를 어쩔 수 없기를.
부디 내가, 나를 어쩔 수 없기를.

- 이 서평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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