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철학자 김진영님의 2010년부터 2016년까지 기록하신 일기들의 모음이다. 저자의 작품으로 유명했던 <아침의 피아노>와 <이별의 푸가>를 접해보지 못했던 나로서는 <조용한 날들의 기록>을 통해 이 책과 저자의 이름이 더욱 깊이 각인될 수 밖에 없었다.누군가의 메모 혹은 일기라는 것이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고, 사사로운 이야기들도 많기에 그간 쉽게 손이가지 않았는데, 그의 기록은 달랐다. 각 글들의 모임이 깊은 사유와 더불어,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것들에 대한 깊이를 다루고 있었다.그의 인생은 매순간 그의 생각들로 얼마나 가치있었는지 증명과도 같은 책이었다. 이런 책을 읽고 사사로운 나의 감정을 적는다는 게 부끄러워질 정도이지만, 그럼에도 꼭 추천하고싶은 유고 에세이이다.오래도록 곱씹고, 또 곱씹고만 싶은 글들.실재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그의 모든 감정은 너무도 고귀했다.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은 독자들에게 그는 영원히 기억되길 바라며, 추천하는 책 :)📖 '몰락은 가깝고 구원은 멀다. 어떻게 할 것인가?'다시 이 질문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러나 한 줄을 덧붙인다:'••••••그런데 빛이 있다. 아주 희미한, 그러나 꺼지지 않고 반짝이는 어떤 빛이 있다. 이 빛은 무엇인가?'📖 누구나 죽는다. 시인도 죽는다. 죽은 시인은 누굴까. 그는 용서받아도 되는 죽은 사람이 아닐까, 라는 마음으로 매일 김수영의 시를 몇 편씩 읽는다. 죽어서 용서받고 싶다는 소망을 지닌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그들은 아픔을 미워하지 않는 걸까.📖 모든 이미지들이 사라졌다. 나는 영원히 나를 증명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일들은 이렇게 속수무책이 된다. 그래서 모든 딱딱한 것들은 연기처럼 사라진다고 레닌은 말했던가. 일들은 결국 도리가 없어진다. 그러니 어쩔 것인가.📖 "아무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서서히 받아들여야만 할 것 같다. 그리고 그에 걸맞게 행동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이 모든 것에 초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르코프스키로 남는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이 서평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