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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2.겨울호 - 76호
장우석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2년 12월
평점 :
드디어 기다리던 계간 미스터리 76호를 접했다. 계간 미스터리의 모든 글들이 흥미롭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 기다려지는 부분은 신인상 당선작이다. 상상도 못한 부분들을 긴장감 있는 반전으로 흥미롭게 풀어나가는 이야기 전개는 너무도 설레인다.
신인상 당선작 <검은 눈물>을 읽는 도중, 정확히 75페이지에서 나도 모르게 헉 하는 소리와 함께 너무 놀란 반전이었다. 그 사실을 알기 전과 후의 상황은 분명 동일한데, 결과적으로 의미는 정말 180도 달랐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전개인지라, 더욱 새롭고 유재이 작가님의 이름을 되새기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당선된 작품이라고 하는데, 정말 이 작품을 한 번 접하면 모두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글들은 대개 전개나 결말이 뻔히 보이기도 하는데, 하나의 상황에 대한 각자의 대처 방법과 숨겨진 의미와 긴장감 넘치는 전개가 그저 독자를 이 작품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20주년 봄, 여름, 가을, 겨울호를 통틀어 제일 최고의 작품이라 생각한다.
신인상 당선작과 더불어 계간 미스터리에서 내가 애정하는 부분은 트릭의 재구성이다. 이번 질문 역시 한 번 더 생각해보아야 하는 점이 너무 신선하고 좋았다. 추가로 이번 호에는 <재수사>의 장강명 작가님의 인터뷰도 실려 있어서 더욱 의미 있었다.
벌써 계간 미스터리 20주년의 마지막호도 끝이 났다. 20주년의 마지막인만큼, 정말 알찬 구성과 퀄리티가 너무 만족스러운 한 해였다. 20주년 끝자락인 76호는 오래 읽고싶은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소장용으로도 좋을 듯하다.
무엇보다 <검은 눈물>을 읽어보았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추천하는 책 :)
📖 머릿속에 켜켜이 쌓여 단단히 박제되어버린 기억들은 이제 활활 타서 전소되겠지? 형체를 알아볼 수도 없게 재가 되어버린 기억들은 오랫동안 닫혀 있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신선한 바람에 서서히 날아갈 거야.
📖 사람이 살면서 겪은 모든 시련과 경험은, 당장은 값어치가 없는 것처럼 느껴져도 훗날 자산이 된다는 말이 있다. 그런 말이 늘 옳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 이 이야기에 담긴 유일하게 값어치 있는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러한 교훈을, 시골 재수 학원에서 발생한 기이한 살인사건을 겪으며 남들보다 일찍 깨달았다.
📖 앞으로 소위 '본격문학'과 장르문학의 구분은 무의미해지고 추리는 부르주아의 놀음이 아니라 모든 문학의 필수요소가 될 것이다. 그런 자격을 얻자면 추리소설 역시 기존 '본격문학'이 가졌던 소명을 흡수해야 할 것이다. 나는 더 큰 작살을 들고 더 큰 상대를 겨누는 작가의 분신을 보고 싶다. 고래 배 속의 물고기나 악어에게 쫓긴 영양을 해체하는 대신 고래와 악어의 몸통에 작살을 들이대는 이들을 말이다.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