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할 권리 - 우리는 어디쯤에 있는가
조르조 아감벤 지음, 박문정 옮김 / 효형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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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조 아감벤의 전작과 이어지는 책이자, <얼굴 없는 인간>의 뒷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저항의 권리>가 얼마 전 출간되었다. 앞서 읽었던 <얼굴 없는 인간>에서는 갑작스런 팬데믹 상황에서 발생하는 사회의 여러 문제들과 그로 인해 생긴 정치 제도와 사상에 의한 성찰로 새로운 형태의 저항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었다면, 이번 <저항할 권리>에서는 그 저항에 대해 백신과 그린 패스 등 내용이 이어지면서, 공고화된 뉴노멀에 대하여 통찰한다.

책의 앞부분에서 전작부터의 책 출간에 대해 조르조 아감벤과의 주고 받은 연락을 그대로 첨부해준 것이 이 책의 영혼을 불어넣은 느낌이었다. 어떠한 과정을 거쳐 이 책들이 탄생했는지, 그리고 저자 조르조 아감벤의 책에 대한 의견은 어떠한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서 특히 좋았던 부분이다.

팬데믹 상황에 대한 문제들과 인간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그의 첫 글인 '밤은 무슨 색일까?'부터 우리에게 많은 의문과 해답을 찾게끔 질문을 던진다. 감염 가능성 때문에 일 년 내내 인간이 자신의 자유뿐 아니라 삶에 가치를 부여하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이 사태를 받아들이는 게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한 그의 물음은 현 사회의 문제를 넘어서, 팬데믹 이후의 우리의 행동과 삶까지도 되돌아보게 만든다.

사실 <얼굴 없는 인간>을 접하고는 그의 글을 더 접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는데, <저항의 권리>는 그러한 나의 욕심을 충분히 채워주는 책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 둘 중 순서는 무엇을 먼저 읽어도 상관없을만큼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순서 상관없이 두 권 모두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인문학적 분석을 넘어, 그의 경고까지 잘 담고있어 추천하는 책 :)

📖 "지금은 언론, 라디오, 영화 등 매체는 전 인류의 정신에 영향을 미칠 만큼 충분히 강력하다. 물론 인간 생명은 본능적•무의식적으로 계속 자신을 지켜나갈 것이다. 그러나 해일이나 지진 등 어쩔 수 없이 마주하게 될 대재앙을 향한 공포는 개개인의 미래를 향한 생각과 감정에 점점 더 영향을 끼친다."

📖 우리 앞에 놓인 첫 번째 과제는, 순수하고 거의 방언에 가깝고, 다른 말로는 시적이며, 우리를 사고하게 만드는 언어를 되찾는 것입니다. 오로지 이 방식으로만 인류가 스스로 택한 막다른 골목에서 벗어날 것입니다. 물리적인 위기가 아니라 윤리적•정치적 멸종에서 말입니다. 사유를 되찾는 것입니다. 공식화하고 형식화할 수 없는 자유로운 방언 같은 사유를요.

📖 현 상황을 말하자면, 지난 2년 동안 우리는 악마들이 전례 없이 잔혹하게 행동하고 있는 걸 목격했다. 그리고 악령 씌운 자들이 이 악마를 맹목적으로 따르며 천사들을 영원히 쫓아내려는 것을 봐왔다. 심지어 악령 씌운 자들이 쫓아내려는 천사들은, 끝없이 추락하기 전 본래 자기 자신이었음에도.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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