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돌봄이 돌보는 세계 - 취약함을 가능성으로, 공존을 향한 새로운 질서
김창엽 외 지음, 다른몸들 기획 / 동아시아 / 2022년 8월
평점 :
저자 중 다른몸들이란 시민과 함께하는 대중적이고 급진적 활동을 지향하며, 특히 질병권 보장을 위해 아픈 몸 당사자들의 저항적 질병 서사, 아픈 몸 노동권, 돌봄, 젠더 등을 주요한 의제로 삼고 있는 n개의 다른 몸들이 존중되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사회단체를 말한다.
이 책은 <교차하는 현실 속 잘 아플 수 있는 사회를 위한 돌봄>이라는 강좌를 수강하고 적극적으로 토론해 준 시민들이 함께 완성한 책으로 더욱 의미있는 도서이다.
여러 사람들의 토론으로 이루어진 생각들이라서 그런지, 돌봄에 대한 다층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 질병, 정신장애, 장애, 권리, 노동, 의료, 교육, 젠더, 혁명, 이주, 탈성장까지 여러 주제들에 대한 각자의 생각과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보호를 강조할 때 약자는 영원히 약자로 남게된다고 한다. 우리에게 평소 돌봄에 대한 인식은 무엇이고, 약자, 그리고 보호에 대한 인식과 편견은 어떠한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떤 조건이 특정 존재를 약자로 만드는지, 약자를 약자로 만들지 않을 수 있는 사회는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는데, 속상하지만 이는 소수의 인원과 마인드로는 절대 개선되지 못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약자를 만들지 않을 수 있는 사회를 함께 만들고 이끌어 나가야 그 사회가 유지될 수 있기에, 한 명이라도 더 돌봄에 대한 기준과 그 영향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았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추천하는 책 :)
📖 나는 우리 모두가 각자의 서사를 쓰고, 그 이야기를 계기로 연결되었으면 한다. 처음에는 단지 비명밖에 기록할 수 없다고 해도, 이야기함으로써 다시 조직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질환자들의 이야기들이 모이고, 우리 사회가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때 의료의 주체인 질환자, 돌봄 당사자, 의료 종사자 간에 더 건강한 관계가 정립될 수 있다고 믿는다.
📖 정신의학은 환자의 이야기를 증상으로 해석한다. 그때 당사자는 '나는 이러한 사람이다'라는 자기 이야기를 상실한다. 과거로부터 단절되며, 공허한 의학적 객관 앞에 던져진다.
📖 우리도 이 외침에 합류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더 민주적이고 평등하며 약자와 생태를 보호하는 사회의 한가운데에 돌봄이 있어야 한다면, 그 사회로 나아가는 가장 큰 힘은 단연코 지금까지 돌봄을 제공해 온 사람들에게서 나올 것이다. 우리 모두를 위해 돌봄 노동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