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팝의 고고학 1970 - 절정과 분화 한국 팝의 고고학
신현준.최지선 지음 / 을유문화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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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팝의 고고학은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심도 있는 해석과 함께 담고 있는 도서이다. 이 시리즈는 1960: 탄생과 혁명, 1970: 절정과 분화, 1980: 욕망의 장소, 1990: 상상과 우상까지 이렇게 총 4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에서도 오늘 소개할 도서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기억과 기록을 가지고 있는 1970: 절정과 분화이다.

서문부터 진정성이 이리도 느껴지는 건.. 모든 작가님들이 진심을 다해 책을 출판하시지만, 이 감정만은 달랐다. 정성을 넘어서, 경건한 느낌. 그것이 이 책에 대한 나의 첫인상이자, 그들에 대한 존경의 감정의 일부였다.

총 12장으로 구성된 목차. 목차만 보아도 그 시대의 음악 역사의 흐름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무엇보다 나를 가슴 뛰게하는 산울림. 김창완님 인터뷰가 수록되어있어서 더욱 좋았던 부분! 산울림 노래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사실 대학가요제에 대한 추억의 에피소드들을 평소에 엄마에게 자주 들어서인지 대학가요제 자체에 대한 내적 친밀감이 무척 강하다.

엄마의 청춘이자, 애정하는 나의 산울림. 나는 그런 느낌들이 좋다. 현재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 지난 과거를 밟으며 추억을 상기시켜 부모님의 청춘을 함께한다는 것이, 내가 부모님의 청춘을 지켜드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나는 부모님이 아무리 바쁜 삶 속에 지내더라도, 소중했던 청춘의 순간인 그 시절을 잊지 않으셨으면 한다. 그러려면 내가 그 기억을 함께 간직하며, 자주 기억하는 수밖에 :)

조용필, 그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그가 부른 곡들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그의 음악 인생 시작이 언제인지, 무명시절에는 어떻게 지냈는지는 알지 못했었다. 1969년 경 파이브 핑거스 활동과 1971년 보컬그룹 경연대회 가수왕상 수상 시기에는 어떠한 일들이 있었는지부터 성공 스토리까지 세세한 과정들을 알게되자, 벅찬 감동이 느껴졌다.

인터뷰 중에서는 안건마님의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다. 안건마님은 정성조님과 더불어 '음악 신동'이라고 불릴 만한 젊은 음악 천재였는데, 1970년대 많은 가수의 음반을 화려하게 빛내준 후, 1980년 미국으로 건너가 음악 목사로 활동하고 계신다. 직업적으로 음악인의 길을 어린 나이부터 부지런히 걷게 된 것도 감탄스러운 부분이었지만, 그는 정말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배움을 끊이지 않았다는 것도 매우 존경스러웠다.

산울림의 노래가 나왔을 때, 그 시절 폭발적인 인기였을거라는 나의 예상과는 달리, 그들의 음악은 너무 앞서있었다. 인디 음악이 등장하기까지 20년의 시간동안 산울림의 평가는 '창작력은 좋지만 연주력은 형편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한다.

특히 <아니 벌써>는 가사와 멜로디 모두 내가 좋아하는 곡인데, 이 속의 가사들이 일종의 반어법이자 패러디인 것을 그 시절 대중들이 알아차리기 힘들었으며, 마치 그때는 관제 건전 가요처럼 들릴 수도 있었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아니 벌써> 가사의 반어법은 처음부터 그런 것이 아니었다. 김창완님은 인터뷰에서 검열이 없었더라면 가사가 굉장히 퇴폐적이었을 것이라며, 다른 가사에 비해서 이 곡의 가사가 좀 순하고 건전하고 타협적이라고 오해하는 건, 그 시대 상황을 몰라서 그렇다고 말씀하셨다. 모든 것에 양면이 있지만, 그 시대 상황이 그랬기에, 현재 저런 명곡이 남아있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이 외에도 송골매에 관한 이야기들, 배철수님의 인터뷰 등 흥미로운 부분이 너무 많았다. 중간중간 사진들도 첨부되어 있어서, 그 시대의 생각들이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나는 특히 인터뷰 부분이 그들의 생각과 비하인드 등 사적인 부분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오래된 곡들을 찾아듣는 데에는, 사실 이유가 있었다. 처음에는 부모님께서 그 시절 청춘의 감정들을 잊지 않고 간직하였으면 하는 마음에 오래된 음악을 찾아들었지만, 현재는 그 곡들을 사랑하게 되었다. 요즘은 쉬이 찾을 수 없는 오리지널 아름다움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이러한 모든 과정들을 거쳐왔기에, 지금의 음악이 탄생하고 점점 발전해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저 음악에만 그치지 않고, 그와 관련된 역사 그리고 시대 상황, 그에 따른 비하인드까지 그 자체를 이해하고 사랑하기에 좋았던 책.

그리고 그들과 그들의 음악을 평생 기억했으면 하는 마음에 추천하는 책 :)

📖 즉 1970년대 초는 소울•사이키의 시대에서 고고의 시대로 이행하는 시기였다. 한국 1세대 록 그룹의 음악이 당대의 서양 록 음악에 비해 댄스 음악의 요소가 많이 보이는 이유는 이런 환경이 많이 작용한 것이다. 그곳에서 일어난 것은 혁명이었을까, 백일몽이었을까.

📖 지금 생각하면 별것 아닐 수도 있는데 젊었을 때는 왜 그렇게 고민과 번민이 많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복잡한 삶을 끝내고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삶을 찾으려고 했던 것이죠. 그 뒤 미국에 있을 때 저를 아는 사람을 만나면 "여기서 뭐 하고 있느냐. 한국에서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
그런 말을 들으면 저도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때의 삶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도 음악 활동을 계속하고 있고 몇 년 전에는 교회 음악을 음반으로 내서 꽤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그때의 일을 부정하거나 숨기려는 것은 아닙니다만•••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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