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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6월
평점 :
시한부 인생인 주인공은 악마로부터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제안을 받는다. 그것엔 한 가지 조건이 있는데, 뭔가를 얻으려면, 뭔가를 잃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현실적으로도 무언가를 대가 없이 얻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이런 말이 아니라, 쉽게 말해 현대 문명이 발전하고 점차 새로운 것들이 우리 주변을 채울 때, 조용히 옛 것들이 잊혀져 가는 것처럼 말이다.
잃어버리고 싶지 않고, 잃는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함에도 잃어가는 그런 것들로 인해, 우리가 새로운 것들을 얻는다는 현실. 무언가를 잃음으로써, 나의 수명이 늘어난다는 것은 마냥 좋아할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조만간 내가 죽게 생겼다면? 인간은 어쩌면 자신을 제일 우선시하는 이기적인 생물일지도 모른다. 나 또한 저러한 제안을 거절하진 못했을테니까.
평소에 없어도 된다고 생각했던 것들마저, 아예 사라지게 된다면 결과는 감당하기 힘들었다. 생활에 불편함을 주는 문제가 아닌, 그와 관련된 나의 기억, 그리고 추억, 그것들이 합쳐 만들어진 나의 삶의 일부까지 도려내어지는 것과도 같았다.
주인공에게 고양이란, 수명을 늘릴 수 있음에도 결코 바꾸지 못하는 존재이다. 나의 삶의 고양이는 무엇일지 한참을 생각해보았다. 사실 나는 무언가에 대한 애착이 없는 편이라서 그런지, 아님 급박한 상황을 체감을 못해서 그런 것인지, 웬만한 것은 사라져도 나에게 큰 지장은 주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보지만, 장담은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사실 내 마음 속에 고양이는 무엇인지, 내자신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테니까 말이다.
각자의 삶에 고양이는 무엇일지, 그리고 삶의 의미와 내가 살아가면서 중요시하는 것, 그저 필요한 것에 그치지 않고 없어서는 안 될 존재와 그 이유와 의미들을 생각해볼 수 있기에 추천하는 책 :)
여러분의 고양이는 무엇인가요 ? 😺
📖 너무나 당돌한 제안에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흡사 홈쇼핑 프로그램의 캠페인 같은 제안이다. 이런 가벼운 거래로 생명을 간단히 연장할 수 있을 리 없다. 하지만 믿느냐 안 믿느냐를 떠나서 어쨌거나 거부할 수 있는 내기는 아니었다. 어차피 죽게 되어 있다. 두려울 것도 잃을 것도 없다.
📖 "뭔가를 얻으려면, 뭔가를 잃어야겠지."
당연한 거라고 어머니는 말했다. 인간은 아무것도 잃지 않고 뭔가를 얻으려고 한다. 그 정도면 그나마 낫다. 지금은 아무것도 잃지 않고, 뭐든 손에 넣으려고 하는 사람들투성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가로채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누군가가 얻고 있는 그 순간에 누군가는 잃는다. 누군가의 행복은 누군가의 불행 위에 성립하는 것이다. 어머니는 내게 그런 세상의 규칙을 자주 들려주곤 했다.
📖 시간은 과거에서 미래로 흘러가는 게 아니고, 미래에서 현재로 흘러온다고 말한 사람이 있었다. 분명 지금까지의 내 인생은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무한한 미래로 나아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의 미래가 유한하다는 말을 들은 순간부터 내 안에서는 미래가 나를 향해 다가오는 기분이 들었다. 이미 진즉에 확정된 미래를 내가 걸어간다. 그런 감각이다.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