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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브 (양장) ㅣ 소설Y
단요 지음 / 창비 / 2022년 5월
평점 :
이 대본집을 받고 제일 처음으로 궁금했던 점은, 정말 2057년의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였다. 현대에 문명과 발전이 너무 빨라서, 5년 내지 10년만 지나도 정말 까마득한 과거가 되어 버린다. 지금으로부터 35년 후인 서울은, 아니 그냥 지구 자체가 지금보다 발전해있을지 쇠퇴하고 있을지.
다이브는 2057년 홍수로 물에 잠긴 한국을 배경으로 물꾼 소녀 선율과 기계 인간 수호가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사 년간의 기억이 삭제된 채 멸망한 세상에서 깨어난 주인공, 기계 인간 수호를 중심으로 이어나가는 이야기는 현재 십 대들에게 가치관과 생각의 확립에 많은 도움을 줄 것 같다. 등장인물의 느낌이 생동감 있고 각 고유의 분위기가 확실해서인지, 읽는 내내 장면들이 머릿 속에 생생히도 그려졌다. 단요 작가님은 신인 작가님이시지만, 이러한 점은 분명히 단요 작가님 글의 강점이라 생각된다.
그 중 특히 기억에 남았던 건, 죽은 사람을 기계로 만든다는 것이 과연 옳은가. 얼마 전에 읽었던 '무엇이 옳은가' 라는 도서가 너무 강렬한 인상을 주어서인지, 종종 다른 책들을 읽으면서도 떠올리곤 한다. 거기선 사랑하는 사람이 복제인간이라면 이라는 질문이 있었는데, 비슷한 맥락이지만 조금은 다른, 죽은 사람을 기계로 만든다는 것. 과연 진정으로 누구를 위한 것인지, 아주 오래 곱씹어보았다. 각자의 입장에서 상대의 입장까지 생각해본다는 것은 어려우면서도 꼭 필요한 과정인 것 같다.
추가로, 청소년 문학임에도 불구하고, 갈등과 상처를 10대의 마인드에서 성숙하게 해쳐나가는 점이 아름다웠다. 마냥 판타지 드라마가 아닌, 오히려 따스한 힐링을 가져다주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꼭 청소년이 아니더라도,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던 따스한 다이브 추천 꾹 :)
📖 그 사실을 떠올리자니 눈 앞의 소녀가 만질 수 있는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죽은 사람을 기계로 만들어서라도 옆에 붙들어 두려 했다는 사실이, 그게 고작 십오 년 전이라는 사실이, 그 십오 년 전의 서울에는 소녀를 끔찍이도 그리워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그들에게 소녀가 소중했던 만큼 소녀에게도 그들이 소중했을 터였다.
📖 소녀는 아직 과거에 잠들어 있다.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멋진 과거에. 망가지지도 않은 물건들을 버려 대고 냉장고에 음식을 박아 둔 채 잊을 수 있었던 시절에. 물론 꿈이긴 했지만, 선율은 그런 꿈이라면 잠만 자다가 굶어 죽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 "그러면 안 돼. 누군가를 죽이는 건 나쁜 일이지만 반대로 억지로 살려서도 안 된단 말이야. 그 사람이 아니라 널 위해서 한 일이라면 더더욱. 원한다면 다시 배터리를 빼 주겠다, 하는 말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야. 며칠이고 몇 달이고를 떠나서, 단 한 시간만 깨어 있다가 다시 꺼질지라도, 너희는 멋대로 배터리를 넣은 시점에서 이미 이기적으로 군 거야."
📖 밤에는 모든 게 어두워지고 낯설어지고 멀어진다. 낮에 없던 게 나타나기도 하고 그 반대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선율은 밤에 깨어 있는 건 물에 잠긴 서울을 헤매는 것과 비슷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을, 잊힌 것들을 건져 낼 수 있으니까.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