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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만한 그녀의 색깔 있는 독서
윤소희 지음 / 행복우물 / 2022년 3월
평점 :
책 읽어 주는 작가 윤소희로 활동 중이신 윤소희 작가님은 읽고 쓰는 일이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 더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을 책에 담으셨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총 여덟 가지의 색깔별로 목차가 나누어져 있다. 각 목차마다 확연히 느껴지는 느낌이 있어서 정말 매력적이었다. 나는 분홍색을 너무도 애정하는지라, 이 책의 외형부터 목차의 'Pink' 부분까지 시선을 오래 빼앗겼다.
'책에는 모든 과거의 영혼이 가로누워 있다.' 심장을 울리는 말이었다. 각 책마다 저자 혹은 독자들의 영혼과 감정이 담겨있는 것이 책이라고 생각하며, 그것이 평소 내가 책을 더 소중히 여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는 책을 만들어가면서, 독자들은 그 책을 읽음으로써 한 공간에 영혼들이 모이기도 하니깐 :)
📖 "신영복은 '아름다움'이 '앎'에서 나온 말이며, '안다'는 건 대상을 '껴안는' 일이라 했다. 언제든 자기 심장을 찌르려고 칼을 쥔 사람을 껴안는 일, 그것이 진짜 아는 것이라고."
<그냥, 사람> - 홍은전
짧은 글임에도 양면의 생각이 들었다. 윤소희 작가님의 말씀처럼, 불편한 진실들까지도 정말 알고 싶었던 것인지 나에게 되묻게 되었다. 위 구절 속, '안다'는 건 대상을 '껴안는'일이라는 것의 의미는 긍정과 부정, 두 가지 모두를 뜻하는 것 같다. 그 대상의 좋은 점도 나쁜 점도 모두 껴안을 수 있다면, 우린 비로소 그 대상을 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세상의 앎 속에는 마냥 긍정적이고 행복한 앎만 있을 수는 없으니까. 사실상 무언가를 깊이 오래 알게 된다면, 그 아픔과 고통까지도 다 껴안게 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것까지도 모두 껴안으며, 알아가고자 한다.
📖 누군가 딱 한 사람만이라도 용납해 주고 지지해 준다면 살아날 텐데.
그게 누구든 살아날 수 있을 텐데.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
따분하도록 진부하지만,
지독히도 진실이다.
한 때는 내가 사랑 없이도 충분히 살 수 있다고 믿었다. 지금껏 사랑을 구걸한 적 없이, 너무도 행복하게 잘 지내왔기에 사랑이 굳이 필요한 것인가 싶었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너무나도 크게 간과했던 것은, 항상 나를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며, 언제나 내 편이 되어 늘 아낌없이 사랑을 주는 사람들이 이미 곁에 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사랑이 없이도 충분히 살 수 있고 사랑이 필요없는 사람은 결코 아니었다. 늘 받은만큼 그 사랑을 돌려줄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지.
📖 '이유 없는 슬픔'과 '부끄러움 없는 자기 비난'이 북받치는 요즘, 내게 일어나는 현상만 보면 나는 멜랑콜리커(Melancholiker)가 분명하다. 하지만 내게는 결정적인 것이 부재한다. 멜랑콜리가 타자를 사랑하여 자기 내부로 받아들일 때 가질 수밖에 없는 고통과 슬픔의 정조라고 할 때, 내게는 가장 중요한 '사랑'이 없다. 도대체 이 바닥난 사랑은 어디 가서 되찾아 올 수 있을까.
📖 "나는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싫어한다. 이것은 나는 이런 식으로 너를 사랑하는 위험을 무릅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싫다는 근본적인 주장과 통한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알랭 드 보통
좋아하는 작가를 손에 꼽으라하면 무조건 알랭 드 보통은 필수적일만큼, 나는 그의 글들을 사랑한다. 특히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는 정말 애정하는 작품 중 하나인데, 이 책에서 만나니 또 감회가 새로웠다.
책 속에 있는 책의 구절들, 너무 매력적인 일이다. 이는 80권에 책들에 대한 서평이 아니다. 그저 작가님과 그 책들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 각 분위기의 목차마다 새로운 장소에 와있는듯한 기분 또한 느낄 수 있다.
80권의 다양한 책들을 한 권의 책 속에 담아낸다는 것이 자칫하면 지루할수도, 과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부분인데, 이를 윤소희 작가님은 담백하면서도 흥미롭게 잘 이야기 해주신다. 이미 읽은 책들도 있고, 아직 읽지 못한 책들도 있었는데, 그와 상관없이 윤소희 작가님의 글은 빠져드는 묘미가 있다.
그리고 책을 색깔별로 구분하게 되는 재미도 얻게 되었다. 그저 읽은 책과 아직 읽지 못한 책이었다면, 이제는 나만의 색깔별 느낌으로 구분하는 재미가 생겼다. 이로써 내가 책을 애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난 것 같다.
독서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어, 독서에 흥미가 없는 사람에게도 추천하는 책 :)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