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비행
헬렌 맥도널드 지음, 주민아 옮김 / 판미동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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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간, 내 가슴에 뭔가 훅 하고 다가오더니 그만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 아마 앞으로 다시는 지금 이 새들 중에 그 무엇도 볼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이렇게 높이 와 있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 새들이 대공황을 거쳐 지상의 전력과 자본의 자신감을 스스로 축하하기 위해 높이 쌓아 올린 고층 건물이 던지는 조명이라도 받지 못했다면, 절대로 이 친구들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p77 '6 고층 건물'


📖 그날 이후 여러 날 동안, 내 꿈에는 숲과 뒷마당에서 자주 보았던 익숙한 명금류들이 한가득 찾아왔다. 그들은 이내 점점이 빛나던 움직이는 불빛, 어린 우주비행사, 밤하늘의 별을 비행표지로 활용하는 여행자들, 잠시 지상에 내려왔다가 스스로를 추슬러 다시 이동하는 존재들로 내 꿈을 한아름 채웠다.

p84 '6 고층 건물'


📖 어쩌면 이제 더 이상 봄에게 계절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못할 것만 같다. 앞서 권투 품새의 산토끼들이 겉으로는 우아한 모습이었지만, 사실 그 모습 뒤에는 그들만이 느끼는 불안의 그림자가 깜빡거렸다. 더구나 우리가 봄이라는계절의 의미를 투사한 토끼와 그때 그 시절의 봄은 이제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때로 영원불멸할 것이라고 오래도록 생각해 왔던 대상은 갑작스럽게 세찬 변화를 맞으며 그만 사라져 버렸는데, 그런데 우리가 그들에게 부여했던 이런저런 의미들은 얼마나 끈질기게 버티고 있는지, 오늘 그 서글픈 순간을, 나는 보고야 말았다.

p195~p196 '15 산토끼'


📖 다시 오지 않을 그 순간, 어디론가 자기 길을 떠나던 공중의 새는 그동안 갈라져 있던 틈새에 눈길을 주고는 그 상처를 한 겹 한 겹 꿰매어 나를 다시 세상 속으로 돌려보내 주었다. 누가 누구를 설명하거나 대신하지 않고, 우리 둘이 똑같은 자리를 차지하는 세상 속으로 이제 나는 돌아왔다.

p481 '41 동물이 주는 교훈'



이 책의 저자 헬렌 맥도널드 경험의 이야기들로 삶과 자유 그리고 자연에 대한 각 에세이들을 보면서, 그 동안 무심했던 자연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저자의 다른 책들도 궁금해질만큼, 흥미를 자아냈던 책이었다.


추가로, 이토록 세세하면서도 자연과 삶, 자유에 대한 감정을 잘 전달하는 자연 에세이로 최고가 아닐까 싶다.


평소에 우리 곁에 항상 존재하는 자연에 소중함을 느끼고, 경이로운 그 존재를 생각해볼 수 있었던 책 :)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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