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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사람은 살지 - 교유서가 소설
김종광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11월
평점 :
이 책은 김종광 작가님께서 몇 해 전 아버지를 여의고 홀로 남은 어머니를 위해 집필한 소설이다. 주로 어머니께서 꾸준히 써오신 일기로부터 진행이 되는데, 처녀 적 공들여 쓴 일기는 안타깝게도 혼례 전날 태우시고, 제과점 일 다니던 6년간 적었던 일기 또한 아궁이 속에 태워버렸다. 그렇게 한 동안 일기를 안 쓰시다가 2010년부터 다시 쓰신 일기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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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3. 1
올 사람도 없는데 나는 누구를 기다리나요. 요새 들어 자식이 적다는 생각을 자꾸만 해요. 종일 쓸쓸하게 오지도 않는 누구를 기다린답니다. 아마 내가 늙었다는 증거인가보지요. 내일은 정신을 차려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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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9 <당신이 떠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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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도 남편이 숨 놓는 순간을 보지 못했다. 자식 한 놈 지켜보지 않는데, 50년을 부비고 산 아내도 곁에 없는데, 어쩌자고 그냥 갔나. 유언 한 마디 남기지 못하고 속절없이 갈 수 있나. 허망하네, 참 허망하네요. 기분의 울음소리가 온 동네를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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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7 <육칠월 해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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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전까지 아내분은 10분에 한 번씩 남편을 살펴보았는데, 갑작스레 남편이 회관청소를 가라고 했다. 마치 곧 죽음을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이. 그렇게 아내가 회관청소를 다녀오니, 남편의 코에서 흘러나온 피냄새와 함께 죽음을 목격했다. 전부터 죽을 때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겠다던 남편은 아내에게 좋지 못한 마지막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던 마지막 배려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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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만 마시고 식사를 안 해도 남편이 살아 곁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이었는지 사무쳤다. 남편은 동반자였고 친구였고 뒷배였고 지킴이였고 그 모든 것이었다. 남편은 말을 들어 주는 사람이었고 말을 해주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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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6 <팔구월, 고추 따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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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사람은 산다는 건, 너무 마음 아픈 말이다. 생사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는 이 인생은 때때로 정말 잃을 게 없는 사람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다는 생각도 든다. 떠나는 자와 남겨진 자. 그럼에도 우린 살아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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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들의 부모님 세대의 삶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 이 책을 읽고, 그 시대와 이야기들을 부모님과 함께 나누어봐도 좋을 것 같다. 부모님에 대해 몰랐던 사실들과 과거의 힘들었던 시기들을 물어보면서, 어떤 삶을 사셨는지 이제 우리가 조금이나마 얄심히 살아오신 두 분을 위로해드릴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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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세대를 이해하고 싶고, 함께 소통을 하고 싶다면 더 추천하는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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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