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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부뉴엘 - 마지막 숨결 ㅣ 현대 예술의 거장
루이스 부뉴엘 지음, 이윤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11월
평점 :
#도서협찬 #도서제공
루이스 부뉴엘은 칸 영화제 그랑프리,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에스파냐의 영화감독이다. 엄격한 상징적 사실문체를 써서 철저하게 객관화하는 것이 그의 특징이며, 전의 영화들과 달리, 인간의 악행과 약점까지 그대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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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런 그의 삶의 일대기를 담고 있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정말 어린 시절부터, 어떠한 시기들을 거쳐 영화감독 루이스 부뉴엘이 되기까지의 세세하면서도 중요한 사실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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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 최후의 심판 장면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최후의 부활을 그린 중세 그림에서처럼 모든 시대, 모든 나라에서 모든 죽은 남자와 여자가 갑자기 땅 한가운데서 일어선다니. 이는 내게 불합리하고 불가능해 보였다. 그래서 나는 자문했다. 수십억 곱절에 이르는 시신은 어디에 쌓여 있는가? 그리고 또한 최후의 심판이라는 게 있다면, 죽은 다음 즉시 이루어지며 원칙적으로 불가역적인 또 다른 심판은 도대체 왜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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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5 <4. 사라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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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정말 의문이었던 것 중 하나가 최후의 심판에 대해서였다. 그의 말대로, 최후의 심판 시기는 즉 사망 직후에 이루어지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고, 최후의 심판에 대한 그 기준은 어떠한 것인지 그리고 그 기준을 정하는 이는 누구인지 많은 부분들이 납득이 잘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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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세상이 많이 발달하여, 사람들이 접할 수 있는 소식과 지식들이 무궁무진하다. 그렇지만 1900년대의 사람임에도, 그가 이런 생각까지 닿았다는 것이 그저 경이로웠다. 이 책의 뒷 부분에도 이보다 더 깊이있고 심오한 그의 멋진 생각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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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행하게도, 납득할 만한 어떤 이유도 없이 이 바는 문을 닫았다. 1980년에 세르주 실베르망과 장클로드 카리에르와 내가 괜찮은 장소를 찾아 이 호텔 구석구석을 절망적으로 헤매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애통한 추억이다. 우리 시대는 모든 것을 휩쓸어 버린다. 온갖 것을 파괴하고, 심지어는 바마저도 남겨 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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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9 <6. 이 세상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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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이스 부뉴엘이 혼자 프란치스코 데 수르바란의 그림이 복제품으로 걸려진 곳에서 조용히 술을 마신다. 그 때, 종업원의 조용한 그림자가 멀리서 지나가며 술을 마시면서 명상에 잠겨 있는 그를 존중해주는 모습. 너무 아름답지 않은가? 상상만해도, 눈에 훤히 그려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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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무엇이든 변하기 마련이다. 이 사실은 너무도 씁쓸하다. 모든 것이 영원하지 않다는 건 충분히 인지하지만, 그럼에도 추억이 깃든 것이 변한다는 슬픔은 어쩔 수 없나보다. 새로운 문물이 생기면, 과거는 마냥 지워져야만 할까. 함께 공존한다는 건 불가능일까. 그나마 위안 삼을 수 있는 건, 추억의 장소들이 최소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사라지지 않고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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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에게 나란 존재는 무엇인가? 아무것도 아니다. 한 줌 진흙의 그림자일 뿐이다. 내가 이 세상에 머문 것은 너무도 빨리 지나가서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나는 불쌍한 필멸의 존재이고, 공간 속에서도 시간 속에서도 중요하지 않다. 신은 우리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신이 존재한다고 해도, 신이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나는 나의 추론을 예전에 이미 다음 표현으로 요약해 두었다.
"나는 신 덕분에 무신론자다." 이 표현은 겉보기에만 모순으로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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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32 <15. 신 덕분에 무신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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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말 루이스 부뉴엘의 어린 시절부터 생애 발자취를 따라 걷는 느낌이었다. 그의 주변 사람들, 그의 가치관, 추가로 역사적 상황까지 곁들어 진실성 있게 표현한 이 책은 그를 보다 깊이있게 알기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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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루이스 부뉴엘을 모르는 사람이 접하더라도 물론 흥미로운 책이다. 더불어 그에게 관심이 생길 수 밖에 없으며, 영화를 좋아하거나 관심있는 사람에겐 더더욱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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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부뉴엘, 그의 삶과 그라는 한 인물의 가치관과 생각 자체를 알고 싶다면, 더 없이 추천하는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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