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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자기 뼈의 운명을 알겠는가 - 하이드리오타피아, 유골 항아리 매장에 관하여
토머스 브라운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6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초반에는 항아리의 형태와 매장 방식, 유골의 상태를 분석하는 내용이 이어지고, 2장은 마치 유물 발견 보고서를 읽는 듯한 느낌도 준다. 가벼운 마음으로 철학 에세이를 기대했다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끝까지 읽을 가치가 충분한 책이었다! 저자는 이름 모를 유골과 항아리에서 출발해 인간은 왜 죽음을 기리고, 왜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하며, 왜 망각을 두려워하는지 묻는다. 생전의 인연을 사후에도 이어가고 싶어 유골을 한데 모았던 사람들, 자신의 이름을 영원히 남기려 거대한 무덤과 기념물을 세웠던 사람들, 심지어 별자리에 이름을 붙여 흔적을 남기려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하나의 사실과 마주하게 된다. 무덤도, 뼈도, 이름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살아가는 습관이 오래도록 몸에 깊이 밸수록 우리는 오히려 죽음에 서툴러진다”는 문장이 오래 남았다. 인간은 죽음을 향해 살아가면서도 오히려 살아가는 데 익숙해질수록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언젠가 사라진다. 그래서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죽은 뒤 무엇이 남느냐보다, 사라질 것을 알면서 지금 어떻게 살아갈 것이냐에 더 가까운 것 같다. 누가 자기 뼈의 운명을 알겠는가.
절대 알 수 없다. 그러니 뼈의 운명보다 지금의 삶을 더 고민해야 할 것이다.
강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