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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애하는 문장들 - 지극히 사소한 밑줄로부터
이유미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21년 11월
평점 :
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의 저자 이유미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 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이런 제목을 붙일 수 있는 것은 왠지 성공한 작가의 표식처럼 느껴진다. 그 이유인 즉슨 작가 본인이 좋아하는 문장을 골랐다는 것이 분명한 제목인데, 누구인지도 모르는 작가가 편애하는 문장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어서다. 출판사에서도 왠지 출판을 흔쾌히 해줄 것 같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을 보니 나도 책을 그저 1차적으로 책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많은 것과 연관지어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자신의 아이 '서하'와 떨어져서 이틀밤을 보내고 있을 때 아이의 울음이 섞인 전화를 받는 이유미 작가의 글은 참 귀여웠다. 서로의 빈자리를 절실히 깨닫는 이때가 우리에게 '슬픔이 필요한 순간'이라고. 슬픔이 꼭 나쁜 것은 아니고 빈자리가 슬플 수록 서로는 애틋해진다고. 우는 아이를 그저 달래려고 생각한 문장일 수도 있겠지만, 모든 삶은 똑같은 것을 반복할 수록 지쳐가고 흔해지고 가벼워진다. 그런 의미에서 부재를 가끔 경험하는 것도 필요한 것이겠지.
그리고 또 기억에 남은 부분은 책을 냈는데 왜 책 안주냐고 따져댔던 지인들의 이야기다. 참 이상하다. 가까운 사람이 책을 냈으면 축하의 의미로 사 주는 것이 정상 아닌가? 정상이라는 표현도 이상하긴 하지만. 왜 맡겨놨다는 듯이 달라는 건지 세상에는 참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젊을 때는 무엇이든 최선이 아니면 직성이 풀리지 않았지만 최선이 안될때는 차선이라도 괜찮다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바로 나의 편애하는 문장으로 꼽을 수 있겠다. 작은 것이라도 실패를 겪지 않고 계속 성공만 겪어온 삶은, 최선이 아닐 때 인정하기가 어렵다. 실패를 해보고, 안된다는 것을 깨닫고, 내가 노력을 하지 않은 것도, 하지 못한 것도 나에게 달려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더 열심히, 더 궁리하고, 더 최선을 다하면 더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난 그 길을 걷어차고 차선을 택했을지도 모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했지만 얻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럴때마다 무너지고 괴로워하고 힘들어하지 않는것이, 다음 최선을 위해 갈 수 있는 밑거름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