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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9월
평점 :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후속 작품이 드디어 출간됐다.
누군가에게 화가나서 복수하고 싶었던 적이 있는가? 내 손으로 복수하기에는 너무 표시가 나니까, 어려우니까. 저 사람을 고생시키고 싶다. 죽이거나 너무 큰 범법행위는 말고, 그냥 쫌 괴롭혀주는 정도라면 좀 괜찮지.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는 요즘 말로 하면 스타트업 정도다. 사실 회사라는 것은 이윤을 창출하면 되는 거고,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무언가 재화를 만들어 내어 고객에게 판매하면 되는 거다. 복수라는 무형재도 고객한테 댓가를 받고 팔 수 있다면 상품성의 가치가 있는 사업 아이템이 되는 것이다.
세상은 정확한 수식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내 노력이 들어간 만큼 출력이 나오는 일 따위는 거의 없으며, 비열하고 졸렬한 자식들이 뒷통수를 치고, 사기 당하고, 이용당해지고 버려진다. 그럴 때, 너무 열받아서 이 놈들한테 돈이라도 투자해서 혼구멍을 내주고 싶을 때, 이 회사에 전화를 하면 된다.
광고 문구도 흥미롭다.
'누군가에게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법을 어기지 않고 복수할 필요가 있으십니까? 우리가 해결해 드립니다! 시간당 1천 2백 크로나 !.. 중략'
시간당 1천 2백 크로나면, 약 16만원 정도다. 복수를 하는데에 몇백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니 나름 괜찮은 것 같다. 약간 흥신소 같으면서도, 법을 어기지 않고 복수해 준다는 것이 꽤나 흥미롭다. 하지만 결국 이 소설에서 복수한 대상과 복수를 의뢰한 사람, 그들 모두는 요리조리 얽혀있다. 그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재미가 있는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