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까짓, 민트초코 - 편식이 아니라 취향입니다만 이까짓 4
김경빈 지음 / 봄름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서 쓴 책은 많이 봤지만 싫어하는 음식에 대해 쓴 책은 흔치 않다. 그래서 신선했다.

내장, 젓갈, 닭발, 홍어, 가지, 팥, 순대등의 그가 싫어하는 음식을 고백하고 있지만, 제목을 민트초코로 한 이유는 민트초코가 호불호를 가르는 대표적 음식이기에 그렇겠지.

사람들은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것에 대해 말할 때 더욱 당당해지고 자신에 대해 말할 정밀한 어휘를 얻을 기회라고 한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도대체 어떤 음식을 싫어하는 건지 구구절절 사연을 들어나 보자, 해서 읽었지만 나의 경우에는 좋아하는 음식을 말하는 것이 싫어하는 음식을 말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쉬운 것 같다. 예를 들면 나는 팬케이크를 좋아하는데 맥도날드나 미국식 팬케이크보다, 요즘 유행하는 안이 촉촉한 일본 식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수플레 팬케이크보다, '빌즈'의 적당히 단단하고 적당히 촉촉하며, 적당한 버터와 같이 얹어서 먹는 호주식 팬케이크를 좋아한다. 호주에서는 못 먹어봤지만. 또한 순대는 좋아하지만 순대국 안에 있는 순대는 별로다. 따로 꺼내서 먹는 것이 좋으며, 온갖 내장을 다 좋아한다. 그것도 가게마다 특성이 다르지만. 그 놈의 논란이 되는 민트초코는, 나는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다. 누가 먹자고 하면 응 그러지 뭐 할 정도지만 좋아서 찾아서 먹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싫다고 진저리 칠 정도도 아니고.

하지만 나도 편식이라는 것을 많이 했으며 지금도 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부모님께서는 제발 밥좀 먹으라고 쫓아다녔고 싫어하는 건 남기고 맛없는 건 뱉어버렸다. 억지로 먹이시려고 하면 먹는 척 하며 삼키기까지 했다. 지금도 부모님은 예전보다는 나아지셨지만 내가 뭘 안먹으면 계속 먹이시려고 하는 건 똑같다. 나를 생각해서 그런 것은 알겠지만 왠만하면 내 취향의 음식만 먹고 싶은 나로서는 억지로 먹기 싫은 것을 먹는 일이 참 힘들다.

저자는 어릴 적 본인에게 해산물을 억지로 먹이시려는 아버지에게, 사람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과 적절한 무기질을 섭취하면 되는데 나는 다른 음식으로 단백질을 섭취하겠다. 굳이 내가 먹기 싫은 것으로 억지로 채워야 할 필요가 있냐고 반박했다는데 참으로 똑소리가 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바로 그 표현은 내가 지금 30대 중반이 되어 어머니한테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단지 불특정 다수나 포멀한 자리에서 나의 음식 취향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특히 좋아하는 것에 대해 표현하는 것은 그래도 자유로운 분위기나, 이것이 싫다고 콕 집어서 말할 필요가 있나 싶다. 특히 싫다는 표현을 할 때는 그것을 비판하는 것을 지나 비난으로 갈 때도 있는데, 이건 개인 취향이므로 존중하려다가도 그 자리에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들으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러한 부분을 속속들이 묘사하며 책을 낼 용기를 가진 저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