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범죄코드를 찾아라 - 세상의 모든 범죄는 영화 한 편에 다 들어 있다
이윤호 지음, 박진숙 그림 / 도도(도서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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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셉션을 보았을 때의 느낌을 기억한다. 마지막에 빙글빙글 돌던 팽이, 인셉션을 본 사람 들 중 그 팽이의 모양이 기억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감독은 사람들이 꿈의 공간을 공유하는 것을 탐구하고 싶었다고 한다. 나는 매일 자주 그리고 비교적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꿈을 꾼다. 그리고 그 꿈을 꾸고나서 누군가에게 말해 주고 싶은데 아침에 얘기하려다가 잊어버리면 계속 기억을 하지 못하거나 한참 뒤에 생각이 나서 답답하곤 한다.

꿈의 공간을 공유한다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누군가의 잠재의식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 그것을 들여다보고 싶었다는 감독의 의도는 제법 영화로 잘 표현됐다고 본다.

이 영화 구성은 대부분 서로 연결된 꿈의 세계에서 일어나고, 서로의 꿈을 공유하고 꿈속을 파헤치게 된다. 가끔은 나의 내면의 비밀스러운 꿈은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꿈에서 생각과 정보를 훔쳐가고, 상대방의 생각을 조정해서 그 사람을 움직이고자 하는 것은 과연 범죄일까?

만약 스티브 잡스의 꿈에 들어가 아이패드 아이디어를 공유했다고 특허를 훔쳤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허락도 없이 무단으로 꿈에 잠입할 수 있는 실존의 현실이 반영되지 않았으니 관련 법도 없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름을 쓰면 그 사람이 죽게 되는 데스노트의 경우도 이름을 써서 사람들 죽였다는 것은 범죄행위겠지만, 그 노트가 있다는 현실이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입증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여러 범죄 행위를 분석하며 하나하나 현실세계와 맞춰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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