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 그레이 - 시니어 여행 전문가 한경표의 유쾌한 세계 자유여행 안내서
한경표 지음 / 라온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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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들에게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것은 용기의 문제다. 일에 치여, 자녀와 가족을 위해 살아온 사람으로써 은퇴 후 여행을 떠나려고 마음 먹는 일은 쉬운 것이 아니다. 


공군으로 30년 근무하고 여행 전문가가 된 작가님이 쓰신 이 책은 처음 여행을 떠나는 시니어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여행을 떠나는 목적, 이유, 행복감을 먼저 설명한다. 여행을 떠나보지 않은 사람에게 여행의 행복감을 전달해 주고 싶은 모습이 보인다. 나에게는 항상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는 것이 여행이였다. 내가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전국의 맛있는 음식과 바다, 푸르른 숲들을 다녔다. 처음엔 어차피 내려올 것을 등산은 왜 하는지 힘들게 짐을 챙기고 돌아다니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나에게 여행이란 새로움과 익숙함이 공존하는 것이며 내 주체성이 발휘되었을 때 좋은 출력을 내었다.

그리고 나서는 짐 싸는 노하우와 여행지, 여행할 시즌, 여행 동반자등에 대해 설명한다. 그것은 며칠이냐에 따라 또 어떤 스타일의 여행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40일간의 로드트립이라면 자동차여행을 위한 짐이 필요하고, 짧은 휴양지의 여행이라면 작은 캐리어, 한달 정도의 유럽 일주라면 배낭이나 큰 캐리어가 적합할 것이다. 또한 여행 동반자는 취향과 가치관이 맞는 사람과 떠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21살에오빠와 1달이나 되는 유럽 여행을 떠났다.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 우리는 과감하게 일정을 짜지 않았다. 하지만 커다란 동선 정도는 생각해 둔 거 보니 약간의 두려움과 계획성은 있었던 모양이다. 길을 가다가 예쁘면 구경도 하고, 돈이 없어 핫도그를 1개 사서 나누어 먹고 기차에서 길을 잃어 내린 독일의 드레스덴이라는 도시와 스위스 베른에서 배고파 산 빵을 계속 뜯어서 줄 정도로 아름다운 백조가 살던 호수는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한 달동안 몇번이나 투닥거리고 싸우기도 했지만 10년넘게 지나고도 그 추억이 기억을 공유할 사람이 있다는 것은 여행 동반자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여러 지역을 떠나본 작가의 얘기들은 마치 이야기보따리 장수같다. 나의 경우에는 1달 동안 떠난 유럽은 새로움과 다채로움의 연속이었지만, 잦은 여행인 일본은 나에게 익숙한 새로움을 주었다. 사진 찍는 것에 집착하지 않고 동네의 거리를 걷는 즐거움과 일상처럼의 산책에 더 가치를 두었다. 작가님의 여행기를 읽다보니 노르웨이에서 짐을 잃었을 때 생각보다 빈손으로 다니는 것은 편했고, 국경을 넘어가야 하는 버스가 오지 않아 쿠라쿠프에서 발을 동동 굴렀던 폴란드의 기억등이 떠올랐다.


내돈을 모아 놀러가는데 여행계획을 왜 짜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여행 중의 시간 낭비는 야근의 끝을 지나 주말의 쉬는 시간마저 쪼개 영혼을 탈탈 털어 공항에서 아침 출근까지 불사르는 나에게 굉장히 큰 사치다. 내가 준비한 만큼 여행에서도 그 가치를 발할 수 있을거다. 완벽한 계획을 가져도 항상 물 흐르듯이 아무 일도 없는 평화로운 여행은 절대 없다. 하지만 그것이 여행의 맛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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