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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우표, 사라진 나라들 - 1840~1975
비에른 베르예 지음, 홍한결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9월
평점 :
사라져 간 나라를 우표를 통해 발자취를 추적해 간다.
어린 시절, 기념 우표 발행이 되면 우체국에 줄을 서서 우표를 구입했던 과거가 떠오른다.
과거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이 책에서는 제목과 같이 우표를 주제로 하고있다. 지금은 지도에서 사라져 있지만 반드시 존재했던 과거가 있었던 나라들.
작가는 희귀한 우표를 모으던 취미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
러나 그 모아온 우표를 이런 방식으로 이야기를 꺼내던 책은 만나보지 못했다.
여름 휴가 마다 세계정복을 위해 걷던 작가는 11년째 되던 해에 한계를 깨닫고 보조적인 수단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집 앞 해안에 떠내려 오는 물건들을 수집하는 것이었다.
나도 여행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라 여름 휴가마다 가보고 싶은 나라를 하나씩 가며 세계지도에 색칠해 나가는 재미를 조금씩 느끼고 있다.
그리고 그 나라에 가면 돌멩이 한 개, 조개껍데기 하나 이런 식으로 작고 소소한 물건을 가져오는 걸 좋아한다.
그러나 이 책은 현실 세계의 나라를 다룬 것이 아닌, 이미 사라져 버린 나라에 대한 얘기를 오래된 우표를 통해 풀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실제 여행을 위한 책이 아닌, 꿈을 살찌우고 잠을 솔솔 오게 하는 책이었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말을 보니, 나도 모든 나라를 다 가볼 수는 없겠지만 어떠한 매개체를 통해 지나간 나라의 추억과 아름다움, 때로는 슬프고 잔인한 측면을 훔쳐보면서 못 다한 여행 열망을 채워보고 싶은 마음이 들며 책에 빠져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지도는 만주국과 류큐왕국이었다.
일본은 만주국의 철광을 탐내고, 심지어 생화학무기를 개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생화학 무기를 시험하기 위한 생체 실험을 일삼았다.
중국과 러시아의 민간인들을 마루타로 이용하여 100만명 이상을 살상했다. 나라의 사라짐뿐만 아닌 국민의 사라짐도 결험한 슬픈 사연.
류큐왕국은 일본인과 한국인에게 인기 여행지인 오키나와의 전신이다. 수백년간 독립되어 있었지만 1800년대에 중국과 일본이 맞붙은 결과 1879년 일본에 병합되었다.
만주국과 류큐왕국에서 마루타를 시행하고, 일본어만 쓰게하는 것은 과거 우리나라 식민지 통치를 기억나게 했다.
과거의 아름다운 기억도 예쁘지만, 잊혀지는 것이 슬프고 아쉬운 것이 역사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