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없이는 이 책의 서평을 남기기 힘들것 같다.
이 소설은 오랜만에 페이스북으로 연락이 닿은 과거의 인연을 그리는 얘기로 시작된다.
서평과 추천사에 나와있는 왜 다 읽고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는지 다 읽고 나니 이해할 수 있었다.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은 서로 과거를 추억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만,
그들의 이야기에는 30년이라는, 회상을 하기엔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버려 퇴색되어 있기도 하고 미화되어 있기도 하다.
과거의 이야기를 회상해 나가면서 그들은 서로의 인품이나 평판에 대해 서로 칭찬을 해주고,
때로는 비밀스러운 에피소드를 공유해나가기도 하며 추억에 빠져드는듯 보이지만..
남자주인공의 더 애가 타는 모습은 과거 여자주인공이 그와의 결혼을 약속 후 결혼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충분히 독자들을 이해가 가게 한다.
그리고는 심지어 남자주인공 주변의 다른 여자(예를 들어 그의 약혼녀)와 여자주인공을 성적으로 문란한 여자라는 에피소드까지 끌어내며 남녀의 위치를 바꾸어 놓는 묘사 방식을 보여준다.
이 책을 두번 읽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것이다!
그것은 바로 작가는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에 대한 선입견을 독자에게 심어주는 것이다.
마치 이러한 사람일것 처럼 묘사해 놓았지만 사실은 반대였으며 단지 악인은 그의 악행을 반성하지 못하고 뻔뻔했을 뿐이고,범인(평범한사람)은 상대의 잘못을 들추지 않기 위해 참고 있었던 것 뿐이었다.
책의 마지막장을 접어 놓아 독자에게 펴보게 하여 마지막 일격을 가한 것도 독특하다.
그릇된 선입견에서 벗어나게 된 후 다시 읽어보도록 하는 것이 이 책의 묘미를 두배로 하게 하는 듯하다.
페이지 수도 적고, 단숨에 읽을 정도로 평이한 문장이지만 정돈된 문장과 독특한 플롯, 독자를 몰입하게 하는 방식으로는
특별한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