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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들여진, 길들여지지 않은 - 무시하기엔 너무 친근하고 함께하기엔 너무 야생적인 동물들의 사생활
사이 몽고메리.엘리자베스 M. 토마스 지음, 김문주 옮김 / 홍익 / 2019년 7월
평점 :
댕댕이가 아무리 집에다가 오줌을 싸놓아도,
냐옹이가 집을 엉망진창에 소파와 커튼을 너덜너덜 해놓아도 우리는 그 물건들보다
댕댕이와 냐옹이를 사랑한다.
길냥이들의 동선을 추적하는 내용도 흥미 진진했다. 냥이들은 모여서 종종 탐험을 떠나곤 한다는 말이 얼마나 귀여운지!
축구장의 48배나 되는 공간을 돌아다니며 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문어의 심장은 3개이며 일생에 단 한번 알을 낳는다고 한다. 시애틀 수족관의 문어 소개팅은, 바로 문어 2마리를 서로 만나게 하여 짝짓기 하는 장면을 관람하게 하는 것이다. 물론 어떤 문어라도 상대를 마음에 들지 않아 한다. 하지만 가끔 성공하면 사람들의 경이로움이 커진다. 계산대로 라면 연 1회 출산을 할 수 있는 인간과는 달리 단 한번의 출산을 하는 문
어의 고귀한 번식 현장을 중계하는 것이다.
강아지와 고양이 같은 대중적이고 귀여운 동물과 달리 뱀은 어떨까?
아기들은 뱀을 무서워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뱀에 대한 공포는 학습된 것이라고 한다. 과거 사람이 많이 서식하던 지역인 아프리카에 독사가 많았고 그 때문에 인간은 뱀을 무서워 하는 것이 유전되었다는 내용도 흥미롭다.
우리는 반려동물을 왜 키울까?
따뜻하고 부드러운 그들을 쓰다듬고 있으면 마음의 평화가 온다. 그것이 단지 심리적인 문제는 아니었나 보다. 우리는 반려동물, 예를 들어 강아지를 쓰다듬을 때 옥시토신 뿐만 아니라 베타 엔드로핀, 도파민 농도도 함께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를 알 수 있다. 게다가 이것은 인간인 연인 사이의 관계처럼 상호보완적이라 한다. 물론 이러한 연구결과가 없더라고 우리는 우리의 반려동물과의 소통을 마음으로 느낄 수 있겠지만 말이다.
동물들은 노동력으로도 많이 이용되었다. 1차 및 2차 세계대전에서 동원된 코끼리뿐만 아니라 현재도 해군들은 돌고래를 초음파 감지용으로 사용한다. 최근 다녀온 앙코르와트의 역사에 대한 글을 보니, 그 어마어마한 돌들을 채석장에서 옮길 때 코끼리가 없었으면 힘들었다고 하니 말 다했다. 전쟁에 대한 이익, 아픔도 알 수 없는 동물이 그곳에 동원됐다 는 사실이 슬프기도 하지만 인간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주었다면 이것도 상부상조라고 말할 수도 있을 까. 때로는 참 전된 전쟁 속에서 본 다람쥐 새들을 보며 인간이 위안을 얻었다고 하니 우리는 어쨌든 그들에게 주기보다는 받기를 많이 함은 틀림없다.
우리가 모르던 야생동물들의 숨겨진 비밀들을 탐구하는 인간들의 자세도 흥미롭다. 우리는 그들의 얼마만큼을 알고 있을 것이며, 그들은 우리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