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터스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프라이스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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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일어나고 생물미사일 핵으로 파괴된 곳곳에서 부모를 잃은 십대아이들은 길거리 생활을 한다.

  전쟁으로 그들의 부모들은 다 죽고 엔더라고 하는 늙은세대와 십대로 불리는 스타터스들만이 살아남았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이젠 100세 시대가 아닌 200세 시대로 수명이 연장되었다.

  그래서 바이러스로 중장년층이 죽은 후 엔더들은 다시 일자리를 갖을 수 있게됐다.

  부유한 엔더들은 세월의 지혜를 갖춘 쌩쌩한 몸을 원하게 되었다.

  그들은 엄청난 돈을 주고 십대의 몸을 비밀리에 불법으로 빌린다. 렌트를 해주는 곳은 바로 바디뱅크이다.

 

  캘리는 전쟁으로 두 부모를 잃고 어린 남동생 테일러와 함께 폐허를 전전하며 길거리에서 먹고 잔다. 아픈 동생

  을 살리기 위해 그녀는 바디뱅크에가서 몸을 대여시키고 큰 돈을 받기로 결정한다.

  최첨단 건물로 들어가니 바디뱅크에서 일하는 엔더들은 그녀를 레이저 등 시술을 시켜 도자기 같은 피부와 완벽한

  외관으로 만든다.

  캘리 머리 뒷부분에 칩을 심고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 엔더가 그녀의 몸속으로 들어간다. 즉 엔더의 정신이

  캘리의 몸을 차지하는 것이다.

  의식이 없다가 어질어질한 상태에서 눈을 뜨니 시끄러운 클럽 안에 와있다. 부유층의 비밀 클럽이고 의상은 달라붙는

  드레스를 입고 있다. 그녀의 몸을 빌린 엔더와 캘리와의 연결이 불안전해져서 잠시 끊어진것이다.

  모든 걸 비밀에 부치는 계약에 따라 캘리는 자신이 렌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앞에서 십대가 아닌척 연기한다.

 

  후에 캘리의 몸을 빌린 늙은엔더 헬레나와 뇌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를 통해 바디뱅크가 연고없는 길거리 아이들을 데려다가

  렌터시키고, 나중에는 영구 렌터까지 하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이에 대항하는 일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sf영화 한편 이상이고 완성도 있고 줄거리가 탄탄하다. 쉴틈없이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나중에 뱅크바디의 ceo인 올드맨의 정체를 두고 스릴있게 전개한 것과 캘리와 블레이크와의 로맨스, 뒤의 작은반전까지

  지루함없이 집중하며 읽을수 있다.

  보면서 비슷한 발상인 영화 써로게이트가 떠올랐다. 하지만 늙은 사람들이 십대의 몸을 차지한다는 면에서 더 스릴있고

  눈을 끄는것 같다.

  미래에 대한 작가의 상상력이 놀랍다. 아무리 법과 기술을 갖춘 미래라도 보호자없는 십대들은 힘없고 이용당하는 여전한

  약자라는 걸, 그리고 이기적이고 착취하는 어른들의 모습과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을 십대의 눈으로 보여

  주어 그런 탐욕이 더 적나라하게 느껴진다. 

  마지막에 뱅크바디가 무너지지만 뭔가 찜찜하고 결코 끝나지않은것 같은 여운 또한 인상깊었다.

  모든 세대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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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지먼트 2
권남기 지음 / 도모북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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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비에서 아름다운 여자 배우와 가수들이 무대 위에서 화려함을 맘껏 뽐내는 것을 보면 동경할수 밖에 없는 완벽함을 갖추고 있

  는듯이 보인다. 물론 이미지를 파는 직업이지만 그래도 그러한 모습들이 부러워보일때가 많다.

  책은 그 화려함 뒤에 놓인 어두운 그림자, 무대와 카메라 앞에 서기까지 얼마나 험란하고 비참한 일들을 겪는지 보여준다.

  그 중심에는 연예산업의 매니지먼트가 존재한다.

 수십만의 기획사들이 있으면 수억명의 연예인 지망생들이 있다. 기획사는 한 사람을 스타만들기에 혈안이고 굳이 이 애가 아니

 더라도 시켜만주면 죽는시늉이라도 할 대기자들이 넘쳐난다.

 그러다보니 매니지먼트에서 이를 악용한다. 스타가 되고 싶어하는 신인배우를 교활하게 이용하여 술 접대, 성로비까지

 이어지고 결국 버림밖에 된다.

 그 반대로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으면 기획사를 배신하고 더 큰 곳으로 떠나는 경우도 있다.

 소설에서는 이렇게 소위 말하는 연예계에서 일어나는 추악하고 더러운 관행과 행실들이 실감나게 그려진다.

 

 성심성의껏 키워준 석환을 저버리고 대형기획사로 떠난 루비, 작은 규모의 회사지만 실력있는 매니지먼트 대표 석환,

 섹시 여가수와 배우로 일약 스타가 되는 석환이 발굴한 유경, 횡포와 탐욕의 거대회사 회장인 최창수 등이 등장한다.

 책에 등장하는 성로비 목록을 남기고 자살한 여자연예인 사건, 비디오 파문 등은 실제로 언론을 술렁이게 만들었던 일이다.

 작가는 이 분야에서 20년 이상 일하고 느낀 것을 써야겠다는 마음으로 소설을 시작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실력으로 이루어야 할 것들이 로비나 뒷거래를 통해 얻어지는 관행이 만연한게 제일 안타깝고 문제인것 같다.

 서로의 약점을 무기로 무대와 배역을 얻어내고, 접대를 통해 티비에 얼굴을 비추고, 큰 기획사의 입김에 따라 여주인공 자리를

 겨우 맡을 수 있는일이 소설 뿐아니라 실재로도 비일비재한건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정말 열정과 끼와 실력이 우선으로 되는 분위기가 뿌리잡힌다면 추악한 행실이 조금이라도 사라지고 방송프로와 영화의 질과

 수준도 더 높아질꺼라고 생각한다.

  책은 욕망으로 시작해서 욕망으로 끝나는 엔터네이먼트 세계와 불꽃 같은 짧은 수명의 연예인들의 슬픈 삶을 재미있게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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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시티 - 죽은 자의 두 번째 삶이 시작되는 시티!
케빈 브록마이어 지음, 김현우 옮김 / 마음산책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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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타지 공상소설인데 차갑지 않은 따뜻한 소설이다.

  죽은다음 사람은 어디로 갈까? 천국 혹은 지옥?

  책은 죽은 자의 다음 삶을 다루고 있다.  죽은 자들이 눈 떠보니 도착한 곳이 시티 라는 도시이다.

  시티에는 일상과 다를 바 없이 커피숍과 빵집도 있다.

  하지만 시티는 저 쪽 산 세계에서 본인을 기억해주는 이들이 있을 경우에만 살 수있는 곳이다.

  자신을 기억해주는 이가 죽었을 경우에는 시티에서 다른 곳으로 사라진다.

 

 로라는 코카콜라에서 근무하는 환경생물학가이다.  동료들과 남극으로 업무차 파견나가있는 동안 전 세계에 바이러스가 퍼져 수천

 수만명이 목숨을 잃어가고 결국 로라 한명만이 남는다.

로라는 남극에서 홀로 추위와 동상과 싸워가며 생존자가 있을 거란 희망을 품고 펭귄 서식지가 있는 기지로 향한다.

결국 아무도 없는 기지에 도착한 로라는 눈밭에서 앞으로 계속 걸어 나아간다.

시티에 계속 살고있는 이들은 모두 로라의 기억속에 존재하는 사람들 뿐이다.

남극에서의 로라와 시티에의 사람들의 장면을 엇갈려서 전개된다.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기억이다. 과거로 향해 문이 열려있는 기억이 시티에서 두번 째 삶을 주는 것이다.

시티에서는 사이가 소원했던 부부가 데이트를 하고,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이 생겨난다.

인간의 기억이 갖는 소중함과 놀라운 힘을 보여주려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로라의 기억속에 살아있는 조각조각들은 추운

남극에서 그녀에게 따뜻한 희망과 생기를 불어넣어준다.

그리고 우리는 그 기억들 덕분에 시티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따뜻한 삶과 관계를 지켜볼수 있었다

 

얼음벌판을 헤치며 가는 로라는 신기루를 경험하고 곧 사막과 진짜같은 환상을 왔다갔다 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그녀가

생과 사를 넘나드는 것을 암시한다.

그 순간 시티는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하고 사람들은 도시 한가운데 몰려들어 거품처럼 사라질까봐 두려워한다.

이들이 어디로 가는지는 우리의 상상에 맡기고 있다.

그런데 로라는 어디로 갈까. 지구상에 모두가 죽고 아무도 그녀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없는데 어느 곳에 도착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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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 필요한 순간들
홍승찬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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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과 먹색의 깔끔한 표지가 매우 맘에 든다.

  안의 내용들도 소화가 잘되는 따뜻한 음식처럼 읽는 내내 기분좋은 휴식을 보내는 기분이었다.

  클래식에 대한 작가의 마음 깊이 우러나오는 사랑과 애정을 느낄 수있는 흥미로운 지식들을 다양하게 담고 있다.

 

  평소에 클래식 FM을 즐겨듣는다. 쇼팽과 라벨의 곡 가장 좋아하는데 대부분의 클래식 곡들은 어느 때 어느 장소에 들어도

  적합한 것같다. 등산할때 들으면 자연과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고 자기 전에 들어도 맘이 편해지면서 깊은 잠으로 빠져들도록

  도와준다.

  작가는 안다고 뽐내는 말이 아니라 좋으니 함께 가자라는 뜻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하는데 정말로 그런 취지를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있었다. 읽으면서 편안하고 클래식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불러일으켜 준다.

 

  혼란했던 러시아의 사회주의때 정부와의 타협으로 곡을 쓴 쇼스타비치. 하지만 절대 조국을 떠나지 않은 그를 무조건 비판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며 그의 곡 혁명을 시작으로 책은 시작한다.

  쇼팽과 리스트의 라이벌 관계, 차이코프스키의 동성애, 모짜르트 라보엠의 탄생비화, 장례식에서 연주된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 등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알바노니의 아다지오. 보스니아의 수도 세르비아에서 일어난 총격으로 시민들이 많이 죽은 내전이 일어

 났을 때 한 첼로리스트가 총탄을 비집고 한 가운데에 자리를 잡았다. 이때 연주한 음악이 알바노니의 아다지오이다.

 놀랍게도 연주를 듣는 상대방이 공격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바로 이곡을 찾아 들었는데 인간의 고통에 호소하는 듯함과 음조가 역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힘이 느껴졌다. 낮고 강렬한 선율이 목숨을 걸고 연주하는 음악가의 용기와 함께 감동과 짙은 호소력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말러의 천인 교향곡은 역대 천 명 이상의 사람이 동원되어 연주되는 오케스트라이다. 우주가 내는 소리와 에너지를

 들을 수있을 만큼의 경건하고 초월적인 힘을 담았다고 한다.

 모차르트의 소야곡 또한 클래식이 과거에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체감할 수있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세레나데를 일본식으로 바꾼 이름이 소야곡이다. 밤의 작은 곡.

 일반적으로 가족들이 저녁에 모여 식사를 끝낸 후, 가볍게 들을만한 노래로써 불려졌다고 하니 소화제 같은 곡이다.

 들어보니 꽤나 경쾌하고 가벼운 연주곡이다.

 

 처음부터 읽지 않고 관심가는 대로 이곳저곳 들춰보니 읽으니 이틀 안되서 지루함없이 다 읽었다.

 클래식에 대해 부담없이 편안하게 대할 수있고 배경지식까지 덤으로 얻을 수있어서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류의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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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화가들 사계절 지식소설 4
박석근 지음 / 사계절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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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조각부터 현대 팝아트까지, 철우의 시간미술여행이 시작된다.

  입시미술때문에 반강제로 학원을 왔다갔다 하는 철우는 어느 날 여러 명의 수상한 화가를 만나게되고

  그들을 따라 시공간을 넘나드는 여행을 한다.

  아폴로니우스를 따라 그리스의 조각들을 직접 보며 균형과 조화미에 압도적인 감동을 느끼고

  원반 던지는 남자를 조각한 미론도 만난다.

 

  또 한번 시공을 훌쩍넘어 프랑스 노트르담 성당에 도착해 고딕양식의 경쾌하면서 무게감있는 건축의 미에 반한다.

  이번에는 문화재 건축관리인 안토니오를 만나 미켈란젤로와 일꾼들이 천년동안 귀로만 들어왔던 전설의 라오콘 상을

  발굴하는 현장을 목격한다.

 

  파리의 센강에서는 중절모를 쓴 예의바른 신사를 만난다. 바로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를 그린 쇠라.

  쇠라와 함께 인상파의 주역들을 만난다. 지금은 너무나 유명한 모네의 작품들이 낙선자를 위한 전시회에 걸려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브라크와 함께 추상예술의 선두주자 칸딘스키와 몬드리안을 만나 추상에 대한 견해와 철학을 전해듣고

  피카소를 만나 게르니카를 감상한다.

  미국 뉴욕으로 날아가 마르세 뒤상의 샘 전시에 놓여있는 변기를 어떤 사람이 깨 부수며 예술을 더럽히지 말라고 소리지르는

  광경을 보고 놀란다.

  팝아트의 거장 엔디워홀의 작업장을 가 100개의 캠벨 수프 깡통이 인화지에 쭉 늘어선 작품을 보며 예술은 대중과 친밀해야 하며

  현대적 삶의 특징인 대량생산을 작품을 통해 보여주려는 의도에 대해 설명을 듣는다. 

 

  시간 여행을 통해서 위대한 미술가들을 직접 그 시대에 찾아가 만나는 발상은 한층 작품과 더 친밀해지는 느낌을 주고 더 호기심을 갖고보게 하는것같다.

 그림은 그 당시의 시대상황과 화가 본인의 철학과 신념, 내면의 감정이 어우러져 어렵사리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는 것을 보았다.

 무엇보다 열정을 갖고 즐기며 하는 화가들의 모습은 억지로 입시미술을 공부하는 철우같은 학생들에게 도전과 열정의 불씨를 가슴 속에 틔워줄것 같다.

  그리고 예술은 삶과 동떨어져 손 닿을 수 없는 것이 아닌 우리 삶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이 내면의 필터를 걸쳐 밖으로

 쏟아져내는 아름다운 결정체라는 것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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