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여자의 인생에 답하다.

소설, 여자의 인생에 답하다
마르기트 쇤베르거.카를 하인츠 비텔 지음, 김희상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3년 2월

소설은 읽을 때만큼은 빠져든다. 얼핏 현재를 벗어난 행동같을 수 있지만 한 인생의 삶을 경험해볼 수 있는 간접경험의 무한한 장이다. 한 사람의 삶이 담긴 소설엔 특유한 기억, 아픔, 치유, 즐거움, 분노,황홀경 등 갖가지 감정과 생각, 사건들이 독자를 슬프게도 하고 기쁘게도 하고, 이러지 말아야지 하는 교훈도 준다.

그래서 문학을 읽고 나면 한 층 더 인간다워질 수 있다고 믿는다. 인간에 대한 배려와 공감의 폭이 넓어지면 그만큼 삶의 이해와 여유도 커지기 때문이다.

책은 독일의 저널리스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가, 인생에서 겪는 갖가지 감정과 상황에 따라 골라 읽을 수 있는 75편의 소설을 통해 여자들에게 인생의 답에 가까운 과정을 찾도록 하고 있다.

이상형에게 실망한 당신에게, 실연의 슬픔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착한 사람 콤플렉스가 있다면, 나이드는 것이 두려운 당신에게, 삶의 변화가 필요할 때 등.  여자 뿐 아니라 누구라도 쉽게 겪는 고민들이다.

이상형에게 실망한 당신에게 챕터에 소개된 소설, 윌라 캐더의 잃어버린 여인의 하버트가 눈에 그리던 아름다운 여자 메리언을 아내로 얻고 무척 사랑하지만 병이 든 그를 내버려두고 다른 남자와 떠나는 내용을 통해 우리에게 인간을 너무 높이 우상화하지 않을 것을 알려준다.  

시간 여행자의 아내를 통해 미래를 미리 알지 못한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있거라의 러브스토리가, 평범하고 극적이지 않는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한다.

항상 특별한 무언가를 꿈꾸고 지루한 것을 절대 못참는 인간에게 평범한 일상의 감사를 알려주고, 사랑과 일에 집착에서 한 걸음 물러나는 마음을 갖게한다.

우린 소설을 읽고 간접경험을 통해 깨닫기만 하면 된다. 종국의 아픔과 파멸은 대신 주인공들이 다 당해주니 말이다.

완벽한 해결은 없지만 문학 한권을 통해 최소한의 삶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많이 들어보거나 익숙한 책들과 처음 들어보는 소설도 많았다. 한국에 번역이 된 책인지 표시가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소설, 문학의 다채로움과 삶과의 깊은 연관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