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콜라 쇼콜라

쇼콜라 쇼콜라
김민서 지음 / 노블마인 / 2010년 8월

불안한 청춘과 막막한 미래에 맞딱트린 20대가 좌충우돌하며 어른이 되어가는 길목으로의 여정을 그린 소설이다.

반백수인 27살 아린. 시간제 학원강사와 아르바이트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녀는 임용고시라는 막연한 목표를 위안삼고 있지만 오래된 남자친구 우주만큼이나 익숙한 일상의 단어 그 이상의 의미도 아니다. 

학벌도, 얼굴도, 몸매도 평균에 가까스로 맴도는 아린은 해도 안되는 것이 있다는 무력감에 휩싸여 있다. 

또 다른 주인공인 단희는 명문대 출신의 a전자의 신입사원으로 쭉쭉빵빵하기 까지한 26세 여성이다. 아린의 사촌으로, 이른바 엄친딸로써 보이지 않는 존재로 아린을 줄곧 괴롭혀왔다.

밤에도 초콜렛 빵을 먹으며 운동이라곤 전혀하지 않고 해내겠다는 의지도 없는 아린과 무엇이든 마음먹은 건 해내고야 말고 단 것은 입에도 대지 않으며 새벽같이 하루도 운동을 거르지 않는 단희와는 완전한 상극이다.

이 두 여자가 동거를 하게 되면서 복닥복닥, 때론 날카롭게 부딪히기도 하지만 서서히 서로의 영역을 들여다보게 된다. 두 20대 여성은 각기 다른 방황과 혼란을 겪고 있다.

완벽해 보이는 단희지만 그녀 역시 인간관계에서 커다란 고민을 갖고 있다. 어릴때 부터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지 못하는 자신과 직장에서도 이 문제를 겪는 것에 대해 괴로워한다. 여러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아린을 부러워한다.

어릴 때 뜨다만 뜨개질을 보며 아린이 인생은 이미 그때부터 결정되지 않았을까. 완벽하게 뜨개질을 마쳤던 단희와 비교하며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자신과 포기한 뜨개질을 동일시하는 아린을 보고 놀랐다. 나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기에 공감이 갔다.

학원제 강사는 내가 만만하게 보는 곧 벗어날 현재다. 임용고시 패스는 달콤한 망상적인 위안거리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선생을 원하는지 절대 자신할수 없는 아린은 알바로 일하는 홍대의 주먹밥 가게에서 보슬보슬한 밥알 사이에 손을 넣을때가 가장 행복하단 걸 알게된다. 절대 내놓고 말할수 없는 일이기에 자신도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20대 여성이라면 대부분이 경험하고 마주치는 현재 상황이기에 누구나 공감할만한 소설이다. 이런 자신을 좌절과 절망으로만 내몰지 않고 아린과 단희처럼 현재를 마주하고 현실을 이어나간다면 이들처럼 뜻밖에 앞길이 생길 것이라 생각한다. 뜻밖으로 보이는 기회가 실은 묵묵히 앞길을 가는 청춘이 절로 만날 수 있는 계기일 것이다.

나의 블랙미니드레스로 알려진 작가 역시 20대 여성이라 자신이 잘 아는 걸 썼다는 느낌이다. 

유쾌 발랄 넘어지고 일어서며 나아가는 청춘의 방랑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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