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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돌아왔다 - 2판 ㅣ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읽어보는 김영하의 소설이었다.
8편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집이 그렇듯이 이 세상엔 참으로 다양한 삶들이 존재하는구나 느꼈다.
직업도 다양하고, 사건도 다양하고. 사랑도 다양하다.
민원고소로 살아가는 막장가족의 아빠. 이삿짐 센터 직원, 펀드매니저, 뮤직비디오 감독, 소설가. 신부, pd. 여대생 등등.
일상의 색깔도, 기분도 천차만별이다.
오빠가 돌아왔다. 못생긴 여자애를 하나 달고서.. 로 운을 떼는 오빠가 돌아왔다가 첫 선두주자로 웃음으로 매료시키며 서서히 소설 속으로 끌어들인다.
노란 머리를 물들인 여자애를 끌고서 집나간지 4년만에 당당히 집으로 쳐들어와 아빠를 무력으로 제압하는 오빠와 그의 막장가족이, 중학생 딸의 눈으로 담담히 보여진다. 오빠가 아빠를 폭력으로 제압하고 그런 오빠를 고소하는 허 소리나는 막장의 끝을 달리는데 맛깔지고 유머스럽게 포장되어 시종일관 웃음이 난다. 딸의 솔직한 시선과 담담히 받아들이는 태도 덕분인 것 같다.
가까이서 보면 심각하지만 멀리서 보면 다들 이렇게 웃기게 살아가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짐을 옮기는 과정에서 이삿짐 센터 직원과의 살벌한 긴장을 벌이고, 펀드매니저가 은밀하게 주가조작으로 엄청난 돈을 벌다 허무맹랑하게 생각한 것에서 빌미를 잡히고, 한 해의 마지막 날 집에서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마네킹에 교복을 입히고 죽은 여고생의 시체를 분하는 작업을 한다.
초자연적의 자연발화 현상이 신기해서 눈을 끌었다, 소설에서 화재로 사망한 뉴스를 인용하는데 실제로 일어난 일인지 궁금하다. 정말 사람의 내부에서 불길이 지펴질 수 있는 것일까?
소설은 묘사 화려한 문체가 아니라 이야기의 입심으로 읽혀 내려간다. 내 생각에 왠지 작가는 신문의 사건사고를 공들여 읽을 것 같다.
그리고 고양이가 여러 이야기에서 자주 등장한다. 맨 앞 약력 사진 속 작가도 고양이를 안고 있다.
김영하 작가의 다른 소설도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