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미술관을 걷다 - 13개 도시 31개 미술관
이현애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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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느낀 점 하나. 독일은 수집왕이라는 것. 미술관과 전시회의 나라라는 것이다.

모든 도시마다 평균 십여개가 넘는 미술관이 있는 듯하다.

그만큼 전시물품들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폭넓고 수많은 미술품들을 체계적으로 모아모아 다양한 스타일의 컬렉션이 도시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고대 로마 유적부터 르네상스, 낭만주의, 로코코, 현대 미술에 걸친 전 시대를 아우르는 예술품들이 독일에 있다. 회화 조각과 더불어 고대 동전, 도자기, 판화, 고가구와 그래픽까지. 없는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놀란 것은 고대 유적지가 미술관 안에 떡 하니 들어앉아 있다는 것이다. 육중한 대리석 기둥들과 벽면의 부조들. 그냥 신전 자체를 뚝 떼다가 놓았는데 이 거대한 걸 옮길 생각을 하다니 정말 대단하다.

입이 더 크게 벌어진 건 기원전 6세기의 고대 바빌론의 이슈타르 문도 들여놓은 것이다. 푸른 채색 벽돌에 장식된 금빛 말들이 금방 하늘로 올라갈꺼 같은 신성한 기운을 내뿜고 있고, 가장자리 장식 띠가 아름다움을 한층 더 빛나게 해주어서 절로 눈이 간다.

예술에 대한 독일인들의 사랑이 대단한걸까, 미래에 대한 선견지명이 있었던 걸까. 도시 한복판에 바빌론과 로마 유적지가 있다니 독일시민들이 정말 부러울 따름...  이 유적들은 베를린의 페르가몬 무제움에 전시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조각을 좋아하는데 이런 내 욕구를 제대로 반영해주는 미술관이 기억에 남는다. 프랑크푸르트의 리비히하우스.

평화롭고 고요한 분위기의 건축이 마음에 들었다. 노란 벽에 푸른 지붕의 별장은 아늑하게 가꾸어진 정원을 품고 있다. 중세, 르네상스와 로코코까지 5천년 조각의 역사를 여기서 한자리에 볼 수있다.

 

책에 실린 미술품들 말고 내 관심을 지펴주는 것 하나가 더 있었는데 바로 건축이다. 뒤로 갈수록 미술관 건물, 특히 현대적인 스타일을 눈여겨 보게 되었다. 미술관은 르네상스, 바로크식 웅장한 건물들 아니면 현대적인 건축들이다.

고전양식의 아름다움이야 알고 있었지만 현대 건물이 이렇게 매력적일 수 있다니. 메마른 도시에 들어찬 우충충한 회색빛 건물들에 질린터. 하지만 독일의 현대식 미술관 건축들은 저마다의 조형미와 개성이 돋보인다.

둥근 계단이나 아치문, 둥근 천장으로 현대식이 주는 딱딱함을 부드럽게 보완해주고, 창을 통해 들어오는 푸른 하늘과 녹음들 역시 현대식이 주는 차가움을 상쇄시켜준다. 이런 식으로 조화를 맞춰가는 현대 건축들이 편안하고 아름답지 않을 수 없다.

 

독일인들이 예전 것을 그대로 두어 보존하는 것을 정말 좋아하나보다. 세계전쟁중에 패인 총탄의 흔적을 그대로 두는 것을 보고 알 수 있었다.

가장 부러운게 베를린에 사는 사람들이다. 미술관이 무려 60여개로 모든 시대의 미술품 컬렉션을 볼수 있다. 휴식이 필요할때 산책가듯이.. 문화의 숲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며 사는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과는 정신의 토양이 분명 다를 것이다.

 

유럽의 고대와 고전,현대 거장의 모든 예술품들이 모인 곳. 집에서 한 발짝만 나가면 이 모든걸 볼수 있는 나라 독일의 문화 저력이 대단함을 느낀다. 

책을 읽고  베를린과 드레스덴은 미술관 투어를 위해 꼭 여행하기로 다짐했다. 몇년 전 여행 중에 잠시 들린 드레스덴을 그냥 지나친 자신에 대한 분노와 안타까움이 들끓었던 시간이기도 했다.

글로 소개된 다양한 컬렉션에 비해 도자기, 직물, 가구에 대한 사진이 없는게 조금 아쉽다.

독일의 13개 도시 31개 미술관을 둘러보는 좋은 기회였다. 꼭 가서 봐야할 아름다운 권리로 다가왔다.

우리나라에도 미술관과 전시회가 발전해서 시민들이 문화감성 안에서 활력있는 삶을 즐길수 있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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